[CFO 워치]KT스카이라이프, 비재무전문가가 일군 수익성미디어 기획관 출신 유희관 부사장, 채널 매각에 콘텐츠 투자로 수익성 반등
서하나 기자공개 2020-02-05 08:07:4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에 비재무전문가 출신의 CFO가 등판했다. 2018년 CFO로 이름을 올린 유희관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사진)은 재무통이라기보다 '콘텐츠' 전문가에 가깝다. 과거 이력도 재무 경력보다 콘텐츠 기획에 더 힘이 실려 있다.비재무전문가의 등판 이후 KT스카이라이프는 깜짝 수익성 개선을 보였다. 수익성 높은 상품 판매에 주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과감한 자산 효율화와 콘텐츠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유 부사장이 CFO에 오른 지 1년만의 성과다.
유희관 경영기획총괄 부사장(CFO)(사진)은 강국현 사장과 함께 사내 콘텐츠 전문가로 꼽힌다. 그가 CFO에 오른 지 약 1년 만에 수익성이 반등세로 돌아서고 적극적인 투자 기조로 돌아선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다.
KT스카이라이프는 KT라는 든든한 우군에도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IPTV 중심의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라는 큰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가입자 수가 줄면서 수익성이 하락세를 그렸다. 2015년부터 2018년 매출은 6609억원에서 6908억원으로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영업이익은 729억원에서 52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15% 수준이던 영업이익률도 9.6%대로 급락했다.
2018년 12월 말 KT스카이라이프 경영기획총괄(CFO)에 오른 유희관 부사장은 자연스레 '수익성 반등'을 최대 목표로 내걸었다.
유 부사장이 공략한 것은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높은 UHD방송이다. UHD방송은 위성중계기 대역 차지나 화질 등 이유로 인코딩 장비 등에도 비용이 들어가 기존 HD 상품보다 높은 요금제가 책정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적극적으로 UHD 가입자 수를 확보해 2018년 1분기 93만명이던 UHD 방송의 가입자를 매분기 약 5만명씩 늘렸다. 2019년 4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129만2000명으로 늘었다. 전체 가입자 중 UHD방송 가입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1.3%에서 30.9%까지 뛰었다.
이런 노력은 즉각 결실로 이어졌다. 2019년 KT스카이라이프는 매출 6583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을 거두면서 영업이익률이 10% 수준으로 올라섰다. 순이익률 역시 7.59%(순이익 540억원)으로 2018년 순이익률 7.53%보다 소폭 개선됐다. 2015년부터 줄곧 하락세를 그리던 수익성 그래프가 4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유 부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재무쪽보다는 콘텐츠 전문성이 높아 보인다. 유 부사장은 1962년 7월생으로 고려대학교 재료공학 학사를 졸업하고 1993년 KT통신망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2008년 CR지원실 미디어 기획을 담당하다 2013년부터 KT 기가사업 본부장, 미래사업 본부장(2016년) 등을 지냈다. 2018년 12월 KT스카이라이프 경영기획총괄에 올랐다. 강국현 사장을 제외하면 사내 등기임원 중 유일한 이사회 멤버다.
강국현 사장과 함께 유 부사장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KT스카이라이프에서도 콘텐츠 투자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보좌관, 미스함무라비 등을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앤뉴'의 전환우선주(CPS) 9.9%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여러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를 통해 미국 디스커버리사와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상반기 안에 기본적인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자산 효율화에도 적극 나섰다.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는 지난해 상반기 채널 3곳을 매각해 총 54억6000만원 자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직접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콘텐츠 제작사를 인수합병(M&A)하는 데 사용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튜디오앤뉴와 같은 제작사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내부적으로 투자전략팀이 구성돼 다각적 검토를 진행중"이라며 "구체화되면 추후 공유드릴 예정"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KT스카이라이프가 적극적으로 콘텐츠에 투자를 늘리는 배경에는 든든한 자금력이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 1395억원, 자본 69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9.7%을 보였다. 전년 동기 2018년 3분기 부채비율 24.11%(부채 1498억원, 자본 6661억원)보다 오히려 개선된 모습이다. 보유 중인 현금자산은 1830억원인 반면 차입금은 39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한편 최근 강국현 사장이 KT 사업부문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부사장이 차기 CEO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KT스카이라이프가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한창 힘을 쏟는다는 사실이 더욱 힘을 싣는다. 유 부사장에 앞서 경영기획총괄을 맡았던 김진국 전 경영기획본부장(상무)은 현재 자리에서 물러나 KT그룹 경영단장을 지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후임 인사의 경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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