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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피에스 새주인은 '명목법인', 보호예수 1년 걸린다 [오너십 시프트]①둠밈, 상장 규정 따라 의무 보유…투자조합 물량도 적용 여부 검토

박창현 기자공개 2020-02-12 15:57:49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케이피에스' M&A 판이 뒤집혔다. 당초 경영권 인수를 노렸던 안봉락 회장의 신생활그룹이 자금 확보 실패로 나가떨어지자 그 빈자리를 경영 컨설팅업체 '둠밈'이 채웠다. 다만 둠밈은 매출과 이익이 전무한 신생 명목법인인 탓에 1년간 취득 주식에 대해 보호예수가 걸릴 예정이다.

OLED 마스크 인장기 제조업체 케이피에스는 지난해 말 최대주주 변경 직전에 날벼락을 맞았다. 경영권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던 신생활그룹과 비앤디네트웍스가 잔금 납입을 하지 못하면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 양수도 계약이 자동 해제됐기 때문이다.

기존 최대주주 측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M&A 거래가 무산된 지 50여 일 만에 백기사가 나타났다. 경영 컨설팅 업체 '둠밈'이 그 주인공이다. 둠밈은 우림투자조합과 함께 송준호 대경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등이 갖고 있던 케이피에스 경영권 지분 92만여주(21.51%)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둠밈이 58만여주(13.73%)를 가져가고, 우림투자조합이 33만주(7.78%)를 책임지는 구조다. 인수대금으로 둠밈과 우림투자조합은 각각 102억원, 58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앞선 거래와 비교하면 주당 거래 가격이 1만8000원에서 1만7361원으로 소폭 낮아졌다.


1차 M&A와 비교해 더 주목할 점은 바로 새주인에게 보호 예수 의무가 생겼다는 점이다. 2018년 4월 개정된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제23조 제2항)에 따라 변경 후 최대주주가 '명목회사(명목법인)'이거나 '신고 등록 의무가 없는 조합'일 경우, 1년간 소유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만 한다.

새주인 둠밈은 지난해 12월 설립된 경영 컨설팅 업체로 자본금을 129억원이나 쌓아뒀다. 코스닥 대표주로 성장한 에이치엘비의 핵심 경영진들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하용 전 대표와 김성철 전 대표, 주정일 이사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매출액과 이익 등 영업 실적은 전무하다.

설립된 지 3개월 밖에 안됐고 영업 활동도 없는 탓에 한국거래소는 둠밈을 명목법인으로 분류했고, 이 사실을 케이피에스 측에 통보했다. 케이피에스 관계자는 "새로운 최대주주인 둠밈은 매출이 없는 명목법인이기 때문에 양수도 주식에 대해 1년간 의무 보유 요건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둠밈과 함께 투자자로 참여한 우림투자조합에 대해서도 의무 보호 요건이 적용되는지 확인 중이다.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들 또한 의무 보유 대상에 포함된다. 공동 투자자인 우림투자조합 역시 에이치엘비 임·직원 출신들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특수 관계자 요건이 성립되면 이번 거래 대상이 된 지분 21.51% 모두 1년간 보호 예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단기 차익을 쫓는 물량이 없어진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변동성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명목법인이 코스닥 상장 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면 예외적으로 구주 거래에 대해서도 보호 예수 의무가 생긴다"며 "특수 관계인도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요건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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