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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 지주사 체제 안착...손태승표 인력배치①부문제 도입으로 핵심인력 전진배치...은행-지주 겸직임원 강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0-03-11 10:55:01

[편집자주]

우리금융에는 위기극복 DNA가 있다고 말한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과 관치 외풍, 지주사 해체와 재출범, 채용비리 사태로 빚어진 경영 공백, 최근 DLF 사태까지 많은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성장하고 단단해진 인재들이 바로 우리금융 위기극복 DNA의 핵심이다. 이곳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1월 14일 우리금융그룹이 4년 2개월만에 지주사 체제로 복귀했다. 2014년 지주사를 해체했을 때나 2019년 지주사를 다시 출범시켰을 때나 목적은 공적자금 회수 및 지분가치 극대화였다.

시계를 더 뒤로 돌려보면 2001년 상업·한일·평화 등 부실은행이 합병해 탄생했던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였다.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우리금융지주는 인수합병(M&A) 등의 과제를 차곡차곡 해결하며 1년의 시간을 보냈다.

우리금융이 지주사 진영을 얼추 갖추면서 올 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행장직을 분리키로 결정했고 우리금융 조직에도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지주사 몸집이 커지면서 '지주'다운 위용을 갖췄다.

손 회장은 매트릭스 총괄 체제를 통해 은행 및 타 계열사들과 유기적 협업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했다. 지주 부사장직을 2개에서 6개로 늘려 책임경영에 힘을 실었다. 이들 자리에 우리금융 핵심 인물들을 전진배치했다.

◇지주 7부문제 강화...미니조직 탈피

우리금융이 지난해 초 지주사로 전환했을 당시 박경훈 부사장이 경영기획본부를, 최동수 부사장이 경영지원본부를 각각 담당하는 ‘미니조직’으로 출범했다. 관리해야할 계열사들이 사실 많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시작은 ‘강소(强小) 조직’이었다.

하지만 지주사 위용을 구축함에 따라 좀더 정교한 조직과 많은 인력이 필요해졌다. 올 초 임원을 포함해 은행 직원들 30명가량이 지주로 넘어왔다. 이와 동시에 지주에 기존 총괄제보다 상위 개념인 부문제를 도입했고 부사장들에게 다섯 개 부문을 나눠 할당했다.


먼저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분리되면서 박경훈 부사장은 재무부문에 좀 더 집중한다. 박 부사장은 재무 뿐 아니라 기존에 담당했던 그룹 인수합병(M&A) 검토까지 이어서 맡았다. CSO는 우리은행에서 경영기획그룹을 맡았던 이원덕 부행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임명돼 책임졌다.

김정기 부사장 역시 은행에서 지주로 영입된 인물이다. 작년에는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으로 일했고 올 초 우리은행장 인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손 회장은 김 부사장에게는 자산관리총괄, 글로벌총괄, CIB총괄을 모두 산하에 둔 사업관리부문장을 맡겼다.

경영지원을 총괄하던 최동수 부사장이 소비자보호·지원부문을 담당한다. 홍보브랜드를 따로 분리한 대신 산하에 경영지원부와 금융소비자보호부를 두고 그룹 차원의 소비자보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은행·지주 겸직 체제...매트릭스 조직 강화

손 회장은 은행과 겸직을 통한 '매트릭스(Matrix) 체제'를 강화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통상 매트릭스 체제는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도 목적이 있지만 의사결정 효율성과 통제 강화의 목적도 크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아직 은행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체 경영을 원활히 하는 데는 은행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주 사업관리부문 산하의 자산관리총괄, 글로벌총괄, CIB총괄이 대표적인 겸직 부서다. 이들 총괄의 산하 부서인 자산관리기획부, 연금기획부, 글로벌기획부, CIB기획부 모두 은행과 겸직 체제로 바뀌었다. 이들이 모두 은행의 핵심 부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주 자산관리총괄 부사장이자 은행 자산관리그룹장 부행장까지 동시에 맡고 있는 신명혁 부사장을 비롯해 황규순 지주 글로벌총괄 상무(겸 은행 글로벌그룹 상무), 강신국 지주 CIB총괄 상무(겸 은행 IB그룹 상무) 등 모두 겸직 체제에서 각각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계열사 대표,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

지주 체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은행의 상무, 부행장보급 임원들을 계열사 대표로 보냈다는 점이다. 김종득 우리종금 대표를 비롯해 조수형 우리신용정보 대표,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통상 부행장보에서 부행장을 거쳐 자회사 사장으로 이동하지만 이들은 모두 부행장 단계를 건너뛰었다. 고속승진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금융 이사회가 차기 회장이나 행장을 선임할 때 대표이사 이력을 중요시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예전에는 자회사 대표라 하면 은행 임기를 마친 부행장들이 은퇴 전 머무르는 곳으로 많이 인식돼왔지만 이제는 아니다. 일종의 대표이사 수행 평가기간이자 수행 역량을 기르는 곳인 셈이다.

김종득 대표는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보를 맡다가 지난 11일 우리종금 대표로 신규 선임된 인물이다. 우리금융이 중장기적으로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는 점과 우리종금이 계열사 중 은행과 카드사 다음으로 이익 비중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가 맡은 역할이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역시 올해 ‘2+1년’ 연임에 성공한 뒤 우리금융 내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열악해진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신상품 흥행과 해외 법인의 약진을 이끌었단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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