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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제주항공, 인수금융 활용 가능할까기관 반응 시큰둥…지점대출 등 방안 강구

한희연 기자공개 2020-03-03 16:36:4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등 악재가 켜켜히 쌓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끝내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애경그룹은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 비용을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정작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이다.

2일 제주항공은 공시를 통해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를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인수가액은 545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 체결과 동시에 이행보증금으로 이스타홀딩스에 115억원을 선지급했다. 이를 제외한 약 430억원을 4월말까지 전액 납부해야 한다.

제주항공은 나머지 잔액을 대부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보유현금을 최대한 아끼며 외부 자금을 다수 활용하자는 복안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인수금융을 제공해야 할 국내 금융기관들은 현재 항공업 상황을 감안하면 쉽사리 투자 승인을 내 주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은행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증권회사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피투자기업의 지분을 담보로 하는 일반적인 인수금융 형태로는 힘들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결국 모회사인 애경그룹의 신용도를 담보로 대출을 제공해 줄 수 밖에 없는데, 현재 애경그룹의 재무사정과 항공업황 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녹록치는 않다는 전망이 많다.

금융회사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단독 크레딧으로는 어느 금융기관도 자금을 내어주기 힘들 것"이라며 "애경그룹의 크레딧을 활용해 구조를 짜 보거나, 인수금융이 아닌 지점 대출 등으로 해결방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 들면서 조 단위 자금조달 계획을 이미 한차례 짜 본 경험이 있다. 애경그룹은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이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융 주선사로 5000억원 정도의 투자확약서(LOC)를 제공했다. 자체 보유현금과 한투의 인수금융 확약서 등을 합쳐 조 단위 자금 확보를 증명하면서 당시 '자금력에서 가장 약한 후보'라는 오명을 벗었었다.

하지만 2월들어 급속이 악화된 코로나19의 영향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지난해 상황과 현재는 항공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금융기관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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