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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이사진 개편, 사외이사 1명이 끝…코로나 영향?HDC측 인사 전무, 구인난 우려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09 08:14:5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 편입을 앞둔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가 예상보다 싱겁게 끝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선임안만 처리할 예정이다. 즉 HDC 측 인사가 이번엔 이사회에 들어가지 않는다.

당초 재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대폭 물갈이 될 걸로 예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다음 달 종결을 목표로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새로운 최대주주가 추천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사회가 꾸려질 거라 본 것이다. 하지만 빗나갔다. 이를 두고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7일 주총에서 처리할 안건들을 의결했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이 상정됐다. 그 중 이사 선임의 건에는 최영한 전 아스공항(현 아시아나에어포트)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한다는 내용만 담겼다.


유일하게 이사 후보에 오른 최 전 대표는 과거 아시아나항공에서 초대 총무부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이후 1997년부터 3년간 관리(재무)부사장을 하고 2001년까지 안전부사장도 역임했다. 금호그룹을 떠난지 15년이 넘긴 했으나 항공사 경영 및 관리 전문가로 볼 수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항공업 및 재무분야 전문가로서 관련 분야의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추천배경을 밝혔다.

최 전 대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도 인연이 깊다.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서 사장·부회장을 지내던 시기에 부사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사회에서 함께 사내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따라서 항공업 경험이 전혀 없는 HDC그룹과는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인수추진단을 중심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해 아시아나항공 이사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사회에 실제 후보를 추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추후 아시아나항공 측과 논의를 거쳐 4월 이후 임시 주총에서 이사진 개편에 나설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등에 따른 업황 악화로 HDC그룹의 고민이 깊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항공업이 처음인 HDC그룹으로서는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임 대표이사에겐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중책이 주어진다. 맡기는 쪽과 맡는 쪽 모두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공급과잉과 보이콧 재팬에 따른 실적 하락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4일 정정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 4537억원, 순손실 8239억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전세계 하늘길이 끊기며 올 1분기 최악의 실적이 예상된다.

문제는 지금의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른다는 점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변화를 최소화하고 차분히 대응해 나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 HDC그룹이 성급히 경영진을 교체하기보단 기존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거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일각에서는 HDC그룹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적절한 인물을 구하기 어려워졌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때 신임 아시아나항공 사장으로 거론되던 마원 극동대 항공운항서비스학과 교수 영입이 무산됐다. 극동대에 따르면 마 교수는 2020년 1학기 ‘항공물류’ 과목을 개설해 강의에 나선다.

앞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도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 추천을 위해 항공분야 전문경영인을 물색했으나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바 있다. 항공업 특성상 전문성을 갖춘 인재 풀이 넓지 않은데다 그마저도 대한항공 출신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역사가 가장 긴 최대 항공사여서 업계 전반에 출신자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한항공 고위직 출신이 아시아나항공 대표로 가기가 쉽지 않을 거란 얘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 HDC그룹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안건은 정관변경안이 유일하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유상증자에 대비해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6억주에서 8억주로 상향조정하는 정관변경을 추진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경영권이 넘어온 게 아니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대해 할 수 있는 코멘트가 없다”며 “현재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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