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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판매 분석]증권사 '실속없는' 잔고 성장…주식형 자금유출 '몸살'KB증권, MMF 위주 1.2조 불려…미래에셋, 주식형 7000억 감소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12 13:15:3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공모펀드 판매 잔고를 확대했다. 주식형펀드에서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출된 가운데 외형은 키웠지만 실속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이 공모펀드 판매잔고를 유일하게 조단위로 늘렸다. 하지만 MMF 위주로 잔고가 늘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신한금융투자 잔고는 2조원 넘게 감소했지만 연말 MMF에서 집중된 일시적인 유출이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1조원 넘는 잔고 감소를 겪었다. 이 중 주식형에서만 7000억원 넘는 잔고가 빠졌다. 증권사 중 주식형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동안 19조원 대를 유지했던 전체 증권사 주식형 판매잔고도 16조원 대로 추락했다.

◇전체 잔고 93.3조, 채권·MMF '뭉칫돈'…주식형 '3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말 국내 34개 증권사들의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93조3072억원이다. 2018년말 88조6300억원에 비해 5.28%(4조6772억원) 증가한 규모다.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단기금융과 채권형펀드에 주로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동안 해당유형 펀드 펀매잔고는 각각 3조6591억원, 3조1286억원씩 증가했다.


또 재간접형펀드 판매잔고는 5조2617억원, 파생형펀드는 3조205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216억원, 2729억원 씩 늘었다. 또 부동산펀드 잔고도 같은 기간 3311억원 증가한 9084억원으로, 혼합자산펀드도 8110억원 늘어난 1조1835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식을 편입하는 주식형, 혼합주식형, 혼합채권형펀드에서는 모두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16조2807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9814억원 감소했다. 또 혼합주식형펀드 잔고는 6076억원 감소한 2조3983억원, 혼합채권형펀드 잔고는 7909억원 감소한 5조133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전체 판매잔고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반면, 나머지 유형의 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요약된다.

증권사 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지난 2015년말 25조3086억원으로 정점이었다. 당시 증권사들의 전체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102조88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로 잔고는 2년 연속 감소해 2017년말 86조8392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주식형펀드 판매잔고는 5조5029억원 줄었고, 작년말까지 4년간 감소액은 9조279억원에 달한다.


◇KB證 vs 신금투, MMF에 '희비'…주식형 자금유출 '차이'

개별 증권사로는 KB증권이 지난해 공모펀드 판매잔고를 가장 큰폭으로 늘렸다. 작년말 판매잔고는 5조4801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2958억원 확대했다. 유형별로 MMF 잔고가 8805억원 증가한 2조5714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채권형펀드 잔고는 작년말 1조7000억원 전년대비 4198억원 증가했다.

증권사 전체적인 자금유출입 추세와 마찬가지로 KB증권이 판매하는 주식형, 혼합주식형, 혼합채권형에서도 자금이 빠졌다. 주식형에서는 287억원, 혼합주식형과 혼합채권형은 각각 179억원, 315억원씩 유출됐다. 다만 KB증권의 2018년말 판매잔고 4조1843억원에서 3개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23.79%(9955억원)에 그쳤다.

은행에 비해서 위험성향이 높은 고객들이 주로 찾는 증권사에서 안전자산 위주의 상품을 주로 판매했다는 점은 그리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다만 주식형펀드 판매잔고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주식형 잔고는 전년대비 4.33% 줄었다. 전체 증권사 잔고에서 15.48%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이었기 때문에 MMF와 단기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시장 상황을 관망하려는 투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판매잔고를 5000억원 이상 늘린 증권사는 키움증권(잔고 증가액 9595억원), 유안타증권(8629억원), 삼성증권(7919억원), 하이투자증권(7089억원), 교보증권(5335억원), 흥국증권(5206억원) 등이다. 주로 채권형과 단기금융펀드 잔고를 늘려 판매잔고를 키웠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사 중에서 판매잔고 감소폭이 유독 컸다. 2019년말 잔고는 5조633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196억원 줄었다. 판매잔고만 놓고 봤을때 이처럼 큰 폭의 자금 유출은 이례적이다. 다만 감소된 잔고의 대부분이 단기금융 등 MMF에서 빠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타격으로 보긴 어렵다.

단기금융 판매잔고는 2019년말 2조5562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8516억원 감소했다. 통상 MMF는 연말께 자금 유출입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연말에 자금이 빠졌다가 연초부터 다시 자금이 유입돼 매년 중순 최고점을 찍는 경향을 보인다. 이같은 추세를 보면 신한금융투자의 판매잔고 감소는 일시적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주식형 판매잔고가 20% 넘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2019년말 잔고는 6180억원으로 2018년말 7795억원에 비해서 1615억원 줄었다. 비율로 따지면 20.71%에 달한다. 이밖에 혼합주식형, 혼합채권형에서 같은 기간 252억원, 490억원씩 감소했고, 채권형에서도 345억원 줄었다. 다만 재간접형 잔고는 1011억원 증가해 작년말 2570억원으로 불어났다.


◇미래에셋, 주식형 '3.9조→3.2조'…유출액 '업계 최대'

증권사 중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판매잔고 감소를 겪었다. 2019년말 잔고는 11조482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389억원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 다음으로 잔고 감소 폭이 컸다.

미래에셋대우의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10조원을 넘는 규모다. 또 판매 규모로 따졌을때 은행권과 유일하게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증권사다.

지난 2015년말 공모펀드 판매잔고(합병전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수치 합산)는 15조2059억원에 달했다. 2017년말까지 12조2712억원으로 감소하다 이듬해인 2018년말 12조5209억원으로 다시 반등했다. 그러다 지난해 잔고가 11조원 대로 내려 앉았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주식형펀드와 단기금융 펀드 잔고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주식형펀드 잔고는 2019년말 3조1706억원으로 전년대비 7513억원, 단기금융펀드 잔고는 같은 기간 2조2331억원으로 전년대비 7420억원 씩 줄었다. 이 외에도 혼합주식형과 혼합채권형 펀드에서 각각 잔고가 2181억원, 1626억원씩 줄었다.

특히 주식형펀드 판매잔고 감소는 전체 증권사의 감소 폭보다 컸다. 2019년 감소율은 19.15%에 달한다. 전체 증권사의 주식형펀드 잔고 감소율인 15.48%에 비해서 3.68%포인트 높았다. 주식형펀드 잔고는 3조원 초반대 수준으로 떨어져 한국투자증권과 비슷한 규모로 전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주식형펀드 잔고는 작년말 3조513억원으로 전년대비 3433억원 줄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공모 MMF 등의 자금이 사모펀드로 이동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회사 전체적으로 펀드 잔고는 약 5조4000억원 순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 주식형에서 일부 감소가 있었지만, 혼합형을 비롯해 TDF(타깃데이트펀드), 사모펀드 등으로 리밸런싱 되어 회사 전체적으로 순증이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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