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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투자자 패닉…30%대 하락도 속출AACR 취소로 참석예정사 된서리…진단시약 업체 등은 상대적 선방

민경문 기자공개 2020-03-16 08:55:17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감이 최악으로 치달은 한 주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닥과 코스피 할 것 없이 역대급 하락률을 보였다. ‘패닉셀(panic sell)’을 보인 건 국내 제약바이오 주식도 마찬가지였다. 30% 이상 가격이 떨어진 곳도 적지 않았다. 미국 암연구학회(AACR) 연례회의 취소 결정 등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당국의 공매도 금지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가운데 향후 시장 추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벨 집계 자료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업체 대부분이 두 자리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40개 업체 중에서 주가가 오른 곳은 5곳 밖에 없었다. 메드팩토, 셀리버리, 제넥신, 엔지켐생명과학은 무려 30% 이상의 하락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일부 수혜를 보기도 했던 제약바이오주들도 지난주는 예외가 아니었다.

업체간 순위변동이 있긴 했지만 그 자체가 큰 의미는 없었다. 어느 업체가 그나마 덜 주가가 떨어졌는지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메디톡스나 휴젤 등 보톡스·필러업체들의 주가도 10% 이상 추락했다. 업계 내부로 보면 특히 항암제 등 신약개발 업체의 하락률이 높았다. 반대로 일반 제약사나 진단시약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에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주가 하락에는 지난 10일(현지시각) 결정된 미국 AACR 연례회의 취소도 한몫했다. AACR은 항암제 타깃 단백질의 특성 규명과 물질의 기전, 동물모델을 통한 전임상 데이터 등 초기 연구단계에 대한 기술들이 주로 소개되는 학회다. 당초 4월 개최예정이었지만 학회 측은 연말로 일정 연기를 계획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AACR에 참가해 임상 결과 등을 발표할 계획이었던 제넥신, 오스코텍, 엔지켐생명과학,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등의 주가하락이 두드러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항암제 개발업체에 투자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바이오업계의 R&D 트렌드마저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존 바이오업체들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도 눈길을 끈다. 국제백신연구소와 제넥신, 바이넥스,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 6개 기관은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셀트리온은 우한 코로나 완치자의 혈액을 공급받아 치료용 항체를 분리하기로 했으며 유틸렉스도 항체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셀리버리의 중증패혈증 치료제(iCP-NI)가 코로나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될 지도 관심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당국의 공매도 금지 효과가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6일부터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6개월 동안 금지했다.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한도도 확대된다. 지난 한주간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코프로비엠, 에이치엘비, 메지온, 알테오젠 등이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오른 점은 향후 바이오 투심을 둘러싼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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