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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경쟁사 몸 사릴 때 나홀로 '투자본능' 예년보다 4배 많은 5000억 순투자, 랩상품 투자 확대 눈길

최은진 기자공개 2020-03-20 14:10: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4: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수적 재무전략을 펼치기로 유명한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투자활동으로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 수준의 약 4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경쟁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투자보다 자산매각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과감하다는 평가다.

적자를 보고 있는 면세점 사업에 추가 출자를 진행한 것은 물론 금융자산 투자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점포 출점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유무형 자산 취득도 눈에 띈다. 불황 속에 확장정책을 구사하는 현대백화점의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출 502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처분 등을 통해 총 4375억원이 유입됐고 자산매입 및 취득으로 9395억원의 유출이 있었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흐름이 총 3775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어들인 현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로 지출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15년과 2016년 5000억원대의 순유출이 발생했지만 대체적으로 1000억원대에서 유지됐다. 외형확대를 추진해야 할 시점엔 확실하게 투자하고 그 외에는 보수적인 재무전략으로 숨고르기를 하는 방식이다. 5000억원대 베팅을 했던 2015년과 2016년에는 아울렛 진출, 백화점 신규출점 뿐 아니라 렌탈·케어사업 진출 등 사업적으로도 다각화를 꾀하던 시기였다.


3년만에 5000억원대 베팅에 나선 현대백화점의 상당부분 투자는 자회사보다도 현대백화점 자체투자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별도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4427억원 순유출로 집계됐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자회사인 현대백화점 면세점에 1200억원의 출자를 집행했다. 다만 연결 현금흐름표에는 내부거래가 배제되기 때문에 해당 항목은 반영되지 않았다. 건물 등 장치장비 등 유무형 자산에도 약 1678억원의 순투자를 집행했다. 연결 현금흐름표의 유무형자산에 대한 순유출이 273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현대백화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결 현금흐름표 상 눈에 띄는 항목이 있다면 금융자산이다. 현대백화점과 종속기업 전체가 금융자산 투자에 약 2242억원을 썼다. 전년도 342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의 변화다.

특히 주식과 같은 단기매매증권이 주로 포함되는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에서 2393억원의 순유출이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부적으로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의 투자규모가 1500억원이 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MMT나 수익증권의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산관리 상품인 랩어카운트를 가입하며 효율적 자산관리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는 현대백화점이 아닌 한무쇼핑 등 자회사에서 발생한 투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기간 현대백화점은 전년도인 2018년 처음으로 가입했던 370억원 규모의 수익증권과 랩어카운트(Wrap account)를 1년만에 대부분 환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기타예금이 90억원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이같은 투자전략은 경쟁사와 비교하면 상당히 독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의 경우 투자활동 현금흐름으로 지난해 715억원의 순유출이 있었다. 3분기까지만 해도 약 90억원 순유입이었는데 4분기 약 800억원 안팎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전년도 5926억원 순투자와 비교하면 상당한 투자 감축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의 경우엔 아직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확인하긴 어렵지만 매년 조단위의 투자금을 집행하던 기조에서 2018년 2866억원 순유출, 지난해 3분기까지 2102억원 순유입으로 집계됐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에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이 유무형 자산 투자에 이어 금융상품에 대한 대규모 투자까지 나선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에도 현대백화점 면세점에 2000억원을 추가 출자한 데 이어 경쟁사들이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와중에 신규출점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대전 및 남양주 아울렛이 문을 열고 내년 초에는 여의도 파크원 및 동탄 아울렛의 개점이 예상되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최근 진행됐던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7(패션·잡화)' 구역 입찰전에 최고가를 써내며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면세점 사업이 확대됐고 내부적으로 출점 전략도 계속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투자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특히 한무쇼핑 등 자회사를 통해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면서 금융자산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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