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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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신용도 후순위성 부각…'쇼핑·케미칼' 부진 [Rating Watch]대내외 난관 '첩첩'…자체 재무건전성 저하, 구조적 리스크 조명

양정우 기자공개 2020-03-20 13:58:1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6: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AA0)의 신용도에서 구조적 후순위성(Structural Subordination)이 부각되고 있다. 주축 계열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동반 부진한 탓에 지주사에 내재된 크레딧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자체 재무건전성이 저하된 것도 후순위성 이슈가 조명을 받는 이유다. 당초 롯데케미칼 지분 인수로 대폭 늘어난 차입 부담이 금융 계열 매각으로 해소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상쇄 효과가 반영된 뒤에도 과거 수준의 재무 구조를 되찾지 못했다. 롯데지주의 후순위성이 짙어질수록 신용등급 역시 하향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롯데지주 신용도 근간, 쇼핑·케미칼…지주사 구조적 리스크 '후순위성'

순수 지주사의 신용등급은 주축 계열사의 신용도를 근간으로 평정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수많은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력은 단연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다. 두 축은 롯데지주 산하 전체 수익에서 연간 6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두 계열사가 동반 부진을 겪고 있는 점이다. 공룡 유통업체 롯데쇼핑은 온라인 채널의 득세로 실적이 침체돼 있다. 유통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전성기 때보다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됐다. 점포 구조조정과 온라인 사업 확대에 나섰으나 구조적 위기를 빠르게 극복할지 미지수다. 그간 롯데쇼핑의 부진을 뒷받침해 온 롯데케미칼도 대내외 난관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국제 유가 급락, 대산공장 화제까지 올들어 악재가 속출했다. 석유화학 산업이 다운사이클에 들어선 시점이어서 신용도 저하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린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신용도가 흔들리자 롯데지주의 구조적 후순위성이 강해지고 있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쇼핑(AA0)과 동등한 신용등급을 갖고 있다. 앞으로 롯데케미칼(AA+)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두 축에 하향 압박이 거세지면 후순위성의 정도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롯데지주의 등급이 후순위로서 계열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점증하는 셈이다.


롯데지주처럼 별도 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사는 구조적으로 후순위성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 지주사의 핵심 자산은 계열사 지분인 탓에 지주사 채권자가 자회사 채권자보다 후순위적 지위에 있다는 논리다. 일반적으로 계약 관계에 따른 후순위채권은 선순위보다 신용등급이 한 노치(Notch) 낮게 책정된다. 순수 지주사 역시 원론적으론 핵심 계열사보다 등급이 낮아야 하는 셈이다.

다만 구조적 후순위성은 주축 자회사의 신인도가 높을 경우 표면화되지 않는다. 부도 확률이 극히 낮아지면 후순위성 이슈 자체가 희석된다. 오랜 기간 롯데지주가 핵심 계열사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배경이다.

◇롯데케미칼 지분 인수, 재무건전성 약화…자체 체력 저하, 후순위성 강화

자체 재무건전성(별도기준)이 약화된 것도 후순위성의 부각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지주사라는 지위를 떠나 별도법인으로서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 후순위성이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지주는 2018년 말 롯데케미칼 지분(23.3%)을 2조2274억원에 인수한 뒤로 재무 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유통(롯데쇼핑) 중심에서 화학(롯데케미칼)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실익을 거뒀지만 재무 부담이 너무 컸다. 별도 기준 총차입금이 2017년 말 8250억원에서 2018년 말 3조177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다만 당시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의 매각을 공식화한 만큼 차입 부담이 다시 줄어들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롯데카드(1조6079억원)와 롯데캐피탈(3332억원) 매각을 일단락한 뒤에도 과거 재무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금 유입이 완료된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48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차입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으나 롯데케미칼 지분을 사기 전(2017년 말)과 비교하면 8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부채비율(2017년 말 25.1%→2019년 말 44.4%)과 순차입금의존도(12.6%→18.5%) 등 주요 재무지표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 후순위성을 완화할 만큼 재무 부담이 충분히 경감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별도기준 실적의 기반인 배당금을 내는 계열사가 흔들리고 있는 것까지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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