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메리츠캐피탈, 지주 보증채 재개…업계 위기 의식 여전사, 불확실성 고조…기업어음 시장도 투심 위축

오찬미 기자공개 2020-03-24 13:39:4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캐피탈이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보증을 받아 채권 발행에 나섰다. 개별 신용등급은 A+(안정적) 이지만 권면보증을 통해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AA0 등급을 부여받았다. 지난해 지주 보증 없이도 조달을 이어가 자체 조달로 전환하는 듯 했지만 올해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다시 모기업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급인 메리츠캐피탈이 든든한 그룹 지원 덕에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이달 1300억원 규모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차환 목적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캐피탈업계의 시장성 조달이 경직되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금융그룹의 계열 신용도를 기반으로 조달에 성공했다.

◇그룹 재무지원 덕에 조달 장기화 '발판'…보증 발행도 재개

메리츠캐피탈은 최근 조달 구조 장기화를 꾀해왔다.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단기 조달 비중이 컸지만 재무 구조의 장기화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2015년 32.4%였던 단기조달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8% 수준으로 낮아졌다. 유동화 비중은 13.4%에서 2%로 줄었다. 대신 회사채의 비중이 같은 기간 54.2%에서 91.5%로 늘었다.

조달의 장기화가 가능했던 것은 메리츠금융그룹 덕이 컸다. 메리츠캐피탈의 자체적인 건전성 지표는 부여된 등급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된 비율이 2.8%,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5.6%로 전년 대비 건전성 지표는 하락했다. 크레인 등의 건설기계와 상용차 금융의 부실률이 증가한 탓이다. 상용차금융 부문의 건전성 지표가 저하돼 대손부담이 늘었다. 부동산 PF 사업장의 분양률 미진도 요주의이하여신을 늘렸다. PF대출 미인출한도 1조5000억원은 유동성에 부담요인이다.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이 늘어나 포트폴리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상황까지 나빠지자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멈췄던 금융지주의 권면보증 발행을 올해 재개했다. 메리츠캐피탈은 지난달에도 지주사의 보증을 받아 회사채 발행의 통로를 열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무보증사채 등급은 AA/안정적으로 보증채도 같은 등급을 부여받기에 시장에서 인기가 더 높다. 보증인인 메리츠금융지주는 이자지급기일에 원리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보증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캐피탈에 제공하는 지급보증한도는 8600억원이다. 이가운데 메리츠캐피탈이 지금까지 사용한 지급 보증 액수는 5900억원에 달한다. 보증 한도 규모는 메리츠금융지주의 별도기준 자기자본 70.7% 수준으로, 지급보증을 제공하며 메리츠금융지주의 잠재적 재무 부담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CP도 만기도래 앞둬…상환 '빨간불'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메리츠캐피탈의 채권은 1조1900억원 규모다. 이가운데 오는 6월까지 만기를 앞둔 물량은 4400억원이다.

연말까지 만기를 앞둔 기업어음(CP) 물량도 5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오는 4월에는 2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지만 5월 200억원, 6월 700억원으로 만기도래 물량이 증가한다. 7월과 8월에는 CP 만기 물량이 최대로 각각 1000억원, 1400억원에 이른다. 9월 700억원, 11월 9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채권 발행 시장의 분위기가 경직되면서 기업어음(CP)에 대한 외면도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채권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간편한 단기금융증권발행에 나섰지만 이미 투심은 싸늘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발행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에 발행한 물량도 소화가 안돼 당분간은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