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상사그룹, '자사주 취득·소각' 자본 활용법 [진격의 중견그룹]④배당 등 주주환원, 이익잉여금 소진 목적…주가 상승, 상속·증여시 세금 부담 요소
신상윤 기자공개 2020-04-16 07:46:41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원상사는 60년 넘는 세월의 풍파를 거치며 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국내외 20개 계열사 가운데 5개 회사는 유가증권에 상장해 소액주주에게도 투자의 길을 열어줬다. 분기·연간 배당을 비롯해 이익소각 등 회사는 소액주주와 수익을 나누며 주주환원을 이행했다.주주들에게 '돈 잘 버는' 미원상사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은 '밥(배당)도 잘 사주는 좋은 회사'라는 인식도 심어줬다. 배당과 이익소각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곳간에 충분히 쌓인 상태다.
유가증권 상장사 미원상사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3만주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미원상사가 올해 이익소각을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한 것은 벌써 세 번째다. 지난달 19일과 25일 각각 3만8000주, 5만주 등을 포함해 총 11만8000주다.
미원상사그룹 내 상장 계열사도 대부분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행렬에 동참했다. 미원홀딩스는 지난달 25일 1만1774주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미원스페셜티케미칼도 지난달 19일 자기주식 6만주를 매입한 후 기존에 보유한 4만7891주를 포함해 총 10만7891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어 이달 8일에도 6만주를 같은 목적으로 추가 취득을 결의했다.
동남합성은 지난달 16일 1만1788주 취득과 소각을 결정했으며, 이달 8일 2만주 추가 취득도 확정했다. 추가로 취득한 주식의 처리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른 계열사들과 동일하게 소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사증권시장 상장사 미원화학은 2017년을 끝으로 자기주식 활용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외에도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식소각과 함께 배당 역시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하나다.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하는 자기주식 취득·소각은 자본금에 영향을 주지 않고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유통 물량이 줄면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해 간접적인 주가 상승효과도 불러오기 때문이다. 반면 배당은 직접적이다. 보유한 주식 한 주당 배당금을 안겨준다. 미원상사를 비롯해 5개 상장 계열사는 분기 또는 연간 배당을 통해 주주들과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
미원상사그룹이 자사주 취득 및 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곳간에 풍족하게 쌓였기 때문이다. 특히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지난해말 기준 △미원상사 1778억원 △미원홀딩스 462억원 △미원스페셜티케미칼 495억원 △미원화학 747억원 △동남합성 415억원 등 상장 계열사에만 총 3897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익잉여금이 풍족하다는 것이 좋은 의미만 내포하지 않는다. 이익잉여금은 장부상의 수치일 뿐 실제로 현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실제로 미원상사의 지난해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억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활용 면에서도 제한돼 있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임원 등의 급여 또는 특허를 발굴해 양수도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사주나 배당 등의 재원으로 활용도 가능하지만 처분 방식이 제한적이다. 상장사의 경우 이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주가도 상승해 상속 및 증여시 궁극적으론 세금 부담의 영향을 제공할 수도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SNT모티브, 우수한 '경영성과' 가린 아쉬운 운영 방식
- '시공능력 99위' 보미건설, 캠코 담보채로 유동성 숨통
- [엔지니어링업 리포트]도화엔지니어링, '설계·CM' 부진에 이례적 분기 적자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사업성 개선에 '본PF' 기대
- [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물산 건설부문, 긴장감 더하는 '외부 영입' 눈길
- [건설부동산 줌人]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직급, '부사장→사장' 재격상
-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전담 'BRM센터' 신설
- [건설사 인사 풍향계]현대엔지니어링, '재무통' CEO 체제 전환 눈앞
- 극동건설, 웅진 '렉스필드CC' 증자 참여 '외통수'
- '일본 골프장 인수' 웅진그룹, 극동건설 반대 '정면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