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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불안한 현대일렉트릭 '흑전', 재무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불안'고강도 비상경영 '약발', 5분기 만에 흑자…코로나19 여파 보수적 재무기조 전망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29 07:55:4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흥망성쇠에는 유사한 과정이 있다. 먼저 영업환경이 나빠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다. 이후 현금흐름이 마르면서 차입 부담이 커진다. 결국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다. 과거 STX그룹과 DB그룹(옛 동부그룹), 최근에는 두산중공업까지 이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경영진에게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경영 현안이다. 자칫 두 현안 모두 놓쳐 '유동성의 덫'이라도 빠질 경우에는 경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강도 비상경영' 중인 현대일렉트릭의 1분기 실적은 곱씹어볼만 하다. 현대일렉트릭은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해 영업손익과 당기손익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모처럼 '호실적'을 냈지만 재무건전성은 그 반대다.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인 점은 현대일렉트릭의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지금의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경우 위기가 깊이 패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7일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실적은 코로나19 여파 이후 나온 첫 실적인 만큼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매출 3864억원, 영업이익은 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315억원), 전기 대비 31.3%(1759억원)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동안 363억원, 443억원 증가했다. 1분기 1.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수익성은 여전히 낮았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비용을 절약했고 외환차익이 증가하면서 당기손익도 106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해 말까지는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 고정비 절감 효과가 나타났고, 저가 수주를 지양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사업부 별로는 △전력기기 △회전기기 △배전기기의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말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쳤지만 일부 물량이 올해 2분기로 이월되면서 수주 실적이 반감됐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그룹 간 협업으로 현지 일감이 늘어난 점은 다행이다.


이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제가 남았다. 1분기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부채비율은 222%를 기록했고, 차입금 비율은 11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차입금 의존도는 34.9%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제조업에서는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으면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한다.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과 사채는 총 4069억원(차입금 3319억원)이다. 3661억원의 차입금은 1~5년 이내 상환해야 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6579억원을 신규 차입했다. 사실상 빚으로 빚을 갚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연간 지불해야 할 금융비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부채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1분기 114.5%를 기록했다.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그룹 지배구조 개편 때 현대중공업에서 분사돼 설립된 회사다. 차입금 비율 등 재무지표들은 창립 후 가장 악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현대일렉트릭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우선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영업 현금흐름은 플러스(+)로 전환돼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는 점은 다행이다.

이에 맞춰 재무전략도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데 맞춰질 전망이다. 지난 1년 동안 약 1100억원이 줄었지만, 여전히 차입금 규모는 자본총계를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어 현대일렉트릭도 재무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IR자료를 통해 "코로나19 및 저유가로 인한 직접적 충격은 미미했다"면서도 "장기화에 대비해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일렉트릭의 재무전략의 선봉에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철헌 원가·재정부문장(상무)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강병국 상무의 후임으로 재무부문의 사령탑을 맡았다. 자금현황을 판단해 차입 시기와 전략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일렉트릭의 재무건전성이 성장을 저해할 상황에 직면한 만큼 차입금 감축 기조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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