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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정기 신용평가]호텔롯데·호텔신라, '코로나19' 유탄 신용도 먹구름하반기 등급 하방압력 지속, 신규 투자·실적 악화 이중고

이지혜 기자공개 2020-06-11 15:40:0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 면세점사업자의 신용도에 먹구름이 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입국자와 출국자가 크게 줄었다. 하반기 들어 여행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빠진지도 오래다. 면세점사업자는 유통업종이지만 내수기반이 아니어서 입국자와 출국자 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신용평가업계는 코로나19가 잠시 스치는 크레딧 이슈가 아닐 것으로 바라본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펀더멘탈에 금이 갈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실적이나 재무구조가 언제 회복될지 불확실하다. 하반기 내내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신용등급 하방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다.

◇'AA0' 반납하나…신용등급 강등 위기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신용등급 AA0를 반납할 처지에 몰렸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4월 이들을 신용등급 하향·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신용등급 하향검토는 펀더멘탈에 큰 영향을 미칠 단기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붙는다.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이 붙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빠르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호텔롯데는 2017년 AA+를 반납한 데 이어 3년 만에 등급이 떨어지는 것이다. 호텔신라는 2012년 이후 꾸준히 AA0를 유지해왔다.

한국기업평가가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를 특히 눈여겨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가장 먼저 두 기업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오르면 3개월 단위로 크레딧 변화를 지켜보기에 7월 초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일반적으로 등급전망이 조정되면 6개월에서 24개월 정도 모니터링 기간을 둔 뒤 등급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을 때보다 모니터링 기간이 긴 편이다. 그러나 낙관하기는 어렵다. 신용평가사들의 레이팅액션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와 현대로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지 4개월 만에 등급을 내렸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탈 약화 요인이 발생했을 때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을 붙인다”며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이 경쟁심화로 약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사태까지 겪은 것이기에 전염병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실적 회복속도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면세점사업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총이익에서 83%, 호텔신라 전체 영업이익에서 90%가량을 차지한다. 호텔롯데의 호텔사업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적자행진을 이어왔지만 면세점사업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7%에 이르렀다. 호텔롯데의 면세점사업부 영업이익률도 5%가 넘어 이익기여도가 크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국내 면세점시장은 지난해보다 25~30%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점사업은 특성상 중국의 대리구매상 수요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코로나19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시내면세점 시장의 성장둔화로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시내면세점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

특히 호텔롯데의 경우 해외사업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의 타격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은 12% 정도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은 그동안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에 영향을 끼치면서 해외사업이 오히려 호텔롯데에 부정적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재무건전성 악화•투자 부담 이중고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재무건전성에도 금이 갔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글로벌 면세점사업자 2위, 3위 지위를 놓고 선두를 다투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최근 차입부담까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호텔롯데는 최근 수년간 외부조달에 의존해 대규모 투자활동을 벌였다. 지난해에는 리스회계기준까지 변경돼 순차입금 규모가 2016년 말 3조8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6조5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재무구조를 한 번에 개선할 기회로 여겨졌던 IPO는 또다시 멀어졌다. 호텔롯데가 IPO로 조달할 자금은 약 4조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사업 확장도 지속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2019년 12월 시애틀의 호텔앳더마크를 인수하는 등 2023년까지 국내외에서 약 35개의 체인호텔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호텔롯데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모두 6212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이 잡혀있다. 다만 호텔롯데의 재무적 융통성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에서 중간지주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보유한 계열사 지분도 많아 유사시 현금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부담은 호텔신라도 마찬가지다. 호텔신라는 오랜 염원사업인 한옥호텔을 짓는 데 모두 231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본격적 착공에 들어갈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시작하게 된다면 재무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미국 면세점법인에도 14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총차입금은 2018년 6589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5615억원으로 불어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전보다 신규 투자는 늘어났지만 단기적 영업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재무안전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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