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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회사채, 연이은 오버부킹…투심 회복은 '아직' [Market Watch]4~5월 A급 발행물량, 지난해 10% 수준…추가 지원책 기대감 무색

임효정 기자공개 2020-06-16 14:04:1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5일 0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급 회사채에 대한 미매각 우려가 한층 사그라들었다. 지난 10일 진행된 A급 발행사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최대증액치를 넘어서는 오버부킹이 나왔다. 발행사 3곳의 수요예측이 동시에 이뤄진 날로 A급에 대한 투심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회사채 시장 내 투심이 급격히 위축된 탓에 그간 비우량채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버부킹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A급에 대한 투자수요가 회복되진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간 업종 위주로 시장에 나오면서 수급 매칭이 이뤄진 결과로 회복 움직임은 여전히 더디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이번주 A급 발행이 몰리면서 리테일 수요가 다 소진된 탓에 이후 수요예측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가 정책금융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A급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도 컸다. 하지만 이 역시 기존 지원책에서 BBB급 이하 저신용등급에 대해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보니 A급에 대한 지원이 더해지는 구조는 아니다.

◇태광실업·E1·보령제약 등 A급 이슈어 오버부킹

지난 10일 태광실업(A+), E1(A+), 보령제약(A0) 등 A급 발행사 3곳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모두 당초 모집액보다 3~4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태광실업은 700억원 모집에 4배가 넘는 274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인했다. 5년물의 경우 모집액 기준 언더금리로 결정되기도 했다. A급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충족한 발행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언더금리가 책정된 사례는 LG CNS, SK브로드밴드, KT 등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E1도 모집액 1000억원에 모두 3100억원의 자금수요가 몰렸다. 금리수준도 만족스럽다. 모집금액 기준으로 +28bp에 수요가 형성됐다.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보령제약 역시 135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모집액(5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하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금리 역시 35bp 가산하는 수준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날은 회사채 시장 내 플레이어들이 주목한 시점이기도 하다. A급 수요예측 3건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투심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4월 회사채 시장이 재개됐지만 A급은 쉽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AA급에서도 미매각이 발생할 정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4월과 5월 두 달간 발행된 A급 회사채는 1조36500억원이다. 15조6000억원에 달하는 A급 회사채가 발행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시장 관계자는 "수요예측 3건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A급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시장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기대 이상으로 수요가 확보된 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A급 투심 회복 지연…기관투자자 움직임 없어

다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높은 수요는 지난해 A급 딜의 흥행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A급 회사채를 담는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0일 진행된 수요예측 3건 역시 리테일 수요가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 관계자는 "A급은 기관투자자와 리테일 투자가 함께 투자할 수 있는 영역대인데 아직 기관의 움직임은 많지 않다"며 "지난 4, 5월과 비교해 개선되는 양상은 나타나고 있지만 A급의 경색이 풀렸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리테일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오히려 후발주자의 수요예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A급 발행 일정이 확정된 곳은 SK건설, OCI, 평택에너지서비스, 한라홀딩스, NS쇼핑 등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A급을 리테일 수요로 채우다 보니 리테일 쪽에서도 피로도가 높다"며 "이후 진행되는 수요예측에 리테일 수요가 기대 이하로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추가적으로 비우량채 매입과 관련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A급 발행사의 기대도 컸다. 정책금융이 AA급에 집중되다 보니 A급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지원책은 특수목적기구(SPV)를 설립해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 CP, 단기사채 등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SPV 설립에 필요한 관련 예산이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3차 추경)에 포함돼 있어 본격적인 가동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같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은행은 11일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CP의 선매입 프로세스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추가 지원책은 또 다른 방식의 지원이 더해지는 게 아닌 기존 지원책에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기존 차환 프로그램의 연장선에서 BB~BBB급 회사채도 지원대상에 포함했다. A급 입장에선 당초 차환 프로그램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기존 정책금융 지원과 달라지는 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또 다른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며 "A급에 대한 지원은 기존과 다를 바 없어 A급에 대한 투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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