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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건설채 평판 다시 세웠다…수요예측 '성공' 1000억 모집에 1940억 수요…등급상향 전망 투심 자극

이경주 기자공개 2020-06-17 15:21:1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6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건설(A-, 안정적)이 코로나19 파장 이후 실추됐던 건설사 공모채에 대한 평판을 회복시켰다. 수요예측에서 모집액뿐 아니라 증액규모를 웃도는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직전 건설관련 업종 발행사들이 대규모 미매각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결정적 흥행요인이 있었다. SK건설은 코로나19 파장에도 개선된 실적을 보인 결과 신용등급 상향 트리거를 만족시켰었다. 시장 분위기를 감안한 주관사단의 전략도 빛났다. 시장친화적 고정금리를 제안했다. 투심을 자극한 요인 중 하나다.

◇경쟁률 1.9 기록…건설채 필패 공식 끊어

SK건설은 16일 1000억원 공모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300억원과 3년물 700억원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고정금리로 2년물은 2.6%~3.6%, 3년물은 2.8%~3.8%로 제시했다. 이달 10일 기준 SK건설 2년물 개별민평은 2.613%, 3년물은 2.821%다. 밴드 최상단을 +100bp 수준까지 크게 늘려 잡았다는 의미다.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1500억원으로 증액을 검토했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키움증권 두 곳이다.

결과는 우려를 깨고 성공적이었다. 총 1940억원 유효수요를 확보해 경쟁률 1.94대 1을 기록했다. 2년물엔 840억원(2.8배), 3년물엔 1100억원(1.6배) 수요가 몰렸다. 증액규모(1500억원)보다 440억원이 더 모였다.

덕분에 증액이 유력하다. 2년물은 500억원, 3년물은 1000억원으로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증액을 했음에도 2년물 금리는 3.19%로 밴드 최상단(3.6%) 밑으로 막는 데 성공했다. 3년물은 최상단인 3.8%로 정해졌다.

'건설채=필패'라는 공식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파장 이후 건설채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림산업(AA-, 안정적)을 제외하고 모두 실패했다. 건설업이 실물경제에 민감데다 올해 정부 부동산 규제까지 본격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탓이다.

한화건설(A-, 안정적)은 지난달 22일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모집에 기관청약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파장 이후 첫 전량 미달이었다. 이어 이달 4일 수요예측에 등판한 GS건설 역시 1000억원 모집에 210억원만 청약돼 790억원 미달이 났다. 중견 건설사 한양(BBB+, 안정적)은 200억원 모집에 250억원 수요를 모아 가까스로 미매각을 피했지만 산업은행(200억원) 지원 덕분이었다.

◇악재에도 수익성 개선…상향 트리거 충족

업계에선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핵심 흥행요인으로 평가했다. SK건설은 2018년 라오스댐 관련 악재에도 이후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하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 매출(7조8440억원), 영업이익(2710억원)이 전년에 비해 각각 21.9%, 212.6% 늘었다.

코로나19 파장 영향권인 올 1분기에도 매출(1조8253억원)과 영업이익(1256억원)이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6.5%, 100.5% 증가했다. 특히 실적 개선 흐름이 올해 연간으로 지속될 것으로 평가됐다.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관련 매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건설이 다른 건설사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요인이 SK그룹이란 안전판이다.

여기에 SK건설은 올 1분기 기준으로 3대 신용평가사 등급 상향트리거를 모두 충족시켰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상향트리거 기준이 별도기준 △조정 부채비율(상환우선주를 차입으로 간주한 부채비율) 350% 이하로 개선 △영업이익률 3% 이상 유지다. SK건설은 올 1분기 말 기준 조정부채비율은 332.8%이며, 영업이익률은 6.9%로 모두 안정권으로 충족시키고 있다.

크레딧 업계에선 지금과 같은 실적흐름이 지속되면 올 상반기 말에는 신용등급 아웃룩이 긍정적으로 바뀌거나, 상향검토 왓치리스트에 등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신용등급이 상승할 경우 회사채 가격이 상승해 채권 매매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금리 측면에서도 매력적이었다. SK건설은 향후 A0급으로 개별민평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아직은 A-권에 있다. 15일 기준 A0 평균금리(한국자산평가 기준)는 2년물은 1.846%, 3년물은 2.087%다. 그런데 SK건설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는 2년물은 3.19%, 3년물은 3.8%로 훨씬 높다. 만기보유(캐리) 목적으로 회사채를 매입하는 보험사들에게 좋은 투자처로 평가받았다.

주관사단의 금리 전략이 빛났다. 고정금리 카드를 꺼내 변동성을 줄여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에 대한 확신을 줬다. 더불어 희망금리밴드도 +구간을 최대 100bp로 늘려 잡으며 시장친화적으로 제시했다. 2년물 금리 부담을 낮추고 3년물은 증액규모까지 수요를 확보할 수 있게 만든 정확한 계산이었다. 시장 투심을 제대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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