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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지분 판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승계시계 빨라진다모기업 가나안에 200만주 넘겨…장남 염상원씨 간접 지분 승계 효과

정미형 기자공개 2020-06-22 10:11:3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브랜드 ‘탑텐’과 ‘지오지아’를 운영하는 신성통상은 가족 경영으로 유명하다. 지금의 신성통상을 키워온 염태순 회장은 동생인 염권준 부회장과 신성통상 및 주요 계열사를 총괄했다. 현재는 염 회장의 1남 2녀와 사위까지 회사에 발을 들였다.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는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염 회장의 지분 매각이 주목받고 있다. 염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후계자로 꼽히는 장남이 소유한 회사에 넘겼다. 승계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성통상은 염 회장이 2002년 대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그가 1983년 설립한 가방·텐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 가나안을 통해 한창 사세를 확장하던 때였다. 가나안은 1990년대 후반 자체 가방 브랜드인 ‘아이찜(Izzim)'으로 성공을 거뒀다. 아이찜은 당시 인기 브랜드였던 이스트팩을 누를 만큼 가방 시장에서 잘 나가던 인기 상품이었다.


현재 신성통상은 오너 2세의 경영 수업이 한창이다. 염 회장의 두 딸은 진작부터 신성통상에 재직하고 있다. 장녀 염혜영씨는 물류 관련 부서장을, 차녀 염혜근씨는 탑텐 상품개발 차장을 맡고 있다. 염 회장의 장남인 염상원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1월 경영지원본부 과장으로 들어왔다.

염상원씨를 끝으로 오너 2세가 모두 회사에 발을 담그게 됐을 뿐 아니라 오너 2세의 경영 수업이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 염상원씨는 사실상 신성통상의 경영 후계자로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염상원씨는 가나안을 통해 신성통상을 지배하고 있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는 가나안으로 지분 30.01%를 보유하고 있다. 가나안의 최대주주는 지분 82.43%를 보유한 염상원씨다. '염상원→가나안→신성통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인물이 이제 막 경영 수업을 받게 된 셈이다.


염상원씨는 2008년까지만 해도 가나안 지분이 없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9년 지분을 현재 수준으로 올렸다. 당시 가나안이 주식수를 38만주에서 58만주로 늘리면서 염 회장이 아들인 염상원씨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이미 오너 2세에게로 지분이 승계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선 염 회장이 보유 지분을 축소하면서 승계구도를 더욱 탄탄히 다지고 있다. 염 회장은 이달 12일 보유한 신성통상 200만주를 장외 매매로 가나안에 넘겼다. 가나안이 보유한 신성통상 지분율은 28.62%에서 30.01%로 확대됐다.

신성통상에 대한 가나안의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후계자인 염상원씨의 지배력도 동시에 높아졌다. 가나안의 최대주주가 염상원씨이기 때문에 가나안을 통해 신성통상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효과다. 뿐만 아니라 염 회장 역시 가나안 지분 10%를 보유한 2대주주로 직접 지배율은 낮아졌지만 간접 지배력은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염 회장이 코로나19로 불안정한 장세를 틈타 승계 구도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염 회장 보유 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신성통상의 사세가 더 커지기 전에 일부를 정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신성통상은 지난해부터 일본 불매 운동에 따른 수혜를 입으며 올해 5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했다. 주가도 지난해 한때 2960원까지 상승했으나 현재는 이의 절반인 15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오너 2세가 직원으로 들어와 있다 정도로 생각하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최대주주나 오너일가의 지분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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