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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운용, 수익률 하락에 자금 '썰물'…PB 갈등설까지 [인사이드 헤지펀드]하루 사이 775억 이탈…AUM 6000억 고지서 3000억대 추락

허인혜 기자공개 2020-06-22 08:01:5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흥 강호로 꼽히던 씨앗자산운용이 코로나19 이후 코스피 반등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자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올해 초 6000억원에 근접했던 운용자산(AUM)은 이달 3000억원대로 급락했다. 3월 말~4월 초 1영업일 사이 745억원의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여파가 회복되지 않았다. 자금 이탈이 급격하게 이뤄지다보니 프라이빗뱅커(PB)와의 갈등설도 수면에 올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씨앗운용의 최근 영업일(16일) 기준 AUM은 3824억원으로 1월 설정규모인 5970억원 대비 35.94% 축소됐다. 씨앗운용의 수탁고는 1월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가 3월 31일~4월 1일 하루 사이 775억원의 자금이 이탈하며 낙폭이 뚜렷해졌다.


운용자산 대비 자산 이탈 비율로 계산하면 씨앗운용의 수탁고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3월 31일~4월 1일 하루 동안 맥쿼리투자신탁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대형 자산운용사의 자금 이탈 규모도 컸지만 씨앗운용보다 자금 이탈액이 많았던 운용사들은 모두 조 단위 자금을 운용했다. 미래에셋운용만 하더라도 총 설정 규모가 110조원을 넘어선다.

775억원은 씨앗운용의 총 설정액 대비 15%가 넘는 자금이다. 코로나19로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장에서 운용손실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자금 이탈 규모가 상당했다. 사모펀드 비중이 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이 기간 277억원, VIP자산운용에서 26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양 사의 수탁고는 각각 1조2000억~1조4000억원을 상회한다.

4월 한 달 동안 전월대비 설정액이 가장 많이 이탈한 펀드는 '씨앗멀티-仁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으로 한달 사이 276억원이 빠져 나갔다. '씨앗멀티-信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 255억원, '씨앗멀티-眞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에서 185억원이 사라졌다.


자금이탈 배경으로 수익률 하락이 꼽힌다. 3월 말 기준 운용하던 모든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이 -10% 이하를 기록했다. 3월말 기준 419억원을 설정한 '씨앗멀티-信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 연초후 -14.62% 수익을 냈다.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펀드는 '씨앗멀티-超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으로 이마저도 -10.4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5월 말 기준 연초후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모두 마이너스다. 마이너스 수익률이 이어지다보니 플러스를 보여왔던 누적수익률도 상당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판매사별 수탁고를 보면 삼성증권을 필두로 대부분의 판매사가 투자금액을 줄였다. 영업보고서가 공개된 12월 말, 3월 말 기준으로만 봐도 지난해 말 1975억원을 중개하며 34%의 비중을 차지했던 삼성증권이 3월 말에는 1731억원의 판매고로 비중을 31%로 낮췄다. 삼성증권 매개의 판매고가 줄면서 두 번째로 비중이 높았던 미래에셋대우의 판매 비중이 늘었지만 NH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10% 이상 비중을 유지했던 판매사들의 잔고도 하락했다.

수탁고가 단기간 크게 줄다보니 'PB와의 갈등설'까지 일선 영업 현장에서 돌고 있다. 씨앗운용과 신뢰관계가 돈독했던 '큰손' PB가 올해 반등장에도 수익률이 시원치 않다는 점을 질책하고 나서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이야기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한 증권사 PB와 씨앗운용의 내홍을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씨앗운용이 세운 전략과 시장 상황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수익률을 거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이벤트를 방어하지 못했고 뒤따라온 반등장에도 수익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이 PB 업계에서 화자되고 있다"며 "모 증권사의 PB가 자금을 한꺼번에 빼 위기에 봉착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해당 PB와의 신뢰가 사라지며 수익률 반등을 믿고 투자금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씨앗운용이) 최근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한꺼번에 AUM이 빠졌던 시기 모 증권사의 '큰손' PB가 씨앗운용과 관계를 끊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고 전했다. 한 PB는 "최근 PB들의 모임 자리에서 씨앗운용과 PB사이의 갈등이 화두에 올랐다"며 "단순히 수익률로 다퉜다기보다 운용사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는 후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합류한 씨앗운용 임원 중 일부의 이탈설도 언급됐다.

씨앗운용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 펀드인 '네비게이터 시리즈'를 10년간 운용하던 스타 매니저 박현준 대표가 2017년 12월 설립한 운용사다. 본격적으로 펀드 운용에 나선 2018년과 지난해의 성적은 좋았다. 2018년 말 2332억원이던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5796억원까지 확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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