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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전성기' ㈜한진, 한진칼 신용도 여파는 압도적 대한항공 의존도 등급 좌우, 또다른 주축 계열 등장하나

양정우 기자공개 2020-06-26 10:41:2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0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택배 전성기를 맞은 ㈜한진(BBB+)이 지주사 한진칼(BBB0↓)의 신용도를 지지하는 효자 계열사가 될 것인가. '언택트(Untact)' 시대에 택배 산업이 활황을 맞으면서 한진의 펀더멘털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한진칼의 연결 실적에서 무게감이 가장 큰 건 단연 대한항공(BBB+↓)이다. 실적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한진칼의 신용등급은 대한항공의 신용도 변화에 연동돼 왔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한진칼엔 지주사로서 후순위성 리스크가 크게 반영돼 있다. 한진칼의 신용등급이 늘상 대한항공보다 한 단계 낮은 이유다.

한진의 펀더멘털이 빠르게 개선될수록 한진칼의 대한항공 의존도는 점차 낮아진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진은 택배 시대를 맞아 본격적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향후 그룹 내 비중이 커지면 한진칼 평정시 대한항공에 한진까지 감안한 그룹 통합 신용도를 따져볼 여지가 있다.

◇한진칼 신용도, 대한항공 경제적 단일체…한진 성장 쑥쑥, 통합 신용도 여지

한국기업평가는 한진칼의 신용도를 지주사와 핵심 계열의 통합도가 매우 높을 때 쓰는 'Enterprise Approach'로 평정하고 있다. 한진칼을 주축 대한항공과 경제적 단일체로 가정해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다. 한진그룹의 계열 합산 실적에서 대한항공의 비중(연간 매출 85%)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진칼의 신용등급이 대한항공의 변화에 좌우되는 방식이다.

통합도가 매우 높으면 실질적 운명 공동체로서 지주사와 주축 계열의 신용등급이 동일하게 부여된다. 하지만 한진칼의 경우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이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구조적 후순위성이 크게 부각돼 있다. 핵심 계열인 대한항공 지분율(29.6%)이 낮은 것도 지주사의 부도 위험이 배가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한진칼의 신용도는 대한항공보다 한 등급 낮게 책정돼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그룹 내에서 한진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실적이 큰 폭으로 꺾였으나 한진은 택배 전성기를 맞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7년 두 계열의 합산 영업이익 기준 비중은 대한항공과 한진이 각각 98%, 2%로 집계됐다. 현격했던 격차는 지난해 들어 각각 76%, 24%로 좁혀졌다. 아직 외형 차이가 적지 않으나 한진의 수익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진이 택배 질주를 이어가면 그룹에서 차지하는 실적 존재감도 뒤바뀔 전망이다. 또다른 주축 계열로 인정받으면 한진칼의 평정 방식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 절대적 비중을 가진 핵심 계열사가 없을 경우 지주사는 각 자회사의 신용도를 묶은 통합 신용도(Building Block Approach)로 등급이 매겨진다. 지주사 한진칼의 신용도에 대한항공뿐 아니라 'BBB+(안정적)' 한진까지 반영해야 한다.

한진의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해도 한진칼 신용도를 지지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존재감을 한층 키우려면 매출 규모와 자산 볼륨도 덩달아 커져야 한다. 언택트는 시대 흐름인 만큼 한진의 택배 사업도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 가속 '택배 전성기'…커버리지지표 개선 뚜렷, FCF 흑자

한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5283억원)과 영업이익(246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1.2%, 34.4%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택배처리량(1억440만박스)이 24.8% 증가한 덕분이다. 급증한 택배처리량을 소화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2분기 역시 20% 수준의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축 사업인 택배 부문은 CJ대한통운에 이어 국내 2위권의 시장 지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물량기준 시장점유율은 13.2%로 집계됐다. 택배터미널을 중심으로 전국적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한 건 물론 쿠팡과 GS홈쇼핑, 농협 등 대형 거래처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다르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이 아닌 배송 업체가 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유통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유통 공룡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택배 사업을 벌이는 기업은 이 격전지의 물밑에서 실속을 챙기고 있다.

수익성이 강화되면서 현금창출력도 꾸준히 개선돼 왔다. 지난해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 기조로 탈바꿈했다. 그간 현금창출력이 부진한 가운데 투자 지출(CAPEX)을 이어가 FCF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부족한 현금은 주로 보유자산을 매각해 충당했다. 차입금의존도(53.9%)가 아직 등급 상향 요건(42.5% 이하)에 못 미치는 이유다.

하지만 커버리지 지표(순차입금/EBITDA, 올해 1분기 연환산 7.4배)는 매년 등급 하향 수준(10배)과 거리를 넓히고 있다. 차입 부담이 여전히 과중하나 현재 'BBB+' 수준의 재무안정성은 지킬 여력이 충분하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모두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 올라 각각 'BBB-', 'BBB0'로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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