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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인수자 자금난에 中 자회사 매각 '안갯속' 이리콤측 두 차례 납입일정 연기, 분할 납부로 조건 변경…매각처 다각화 검토

김형락 기자공개 2020-07-08 11:06:1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자회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상보가 거래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지분을 인수하기로 계약한 중국 회사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납입일정이 지연되면서 거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상보는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 다른 인수후보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향후 원매자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상보의 중국 자회사 '상보신재료(소주)유한공사(이하 상보신재료)'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원매자인 중국 광학필름 제조업체 '장쑤 이리콤 신소재주식유한회사(이하 이리콤)'이 인수대금 납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은 상보가 보유한 상보신재료 지분 51%다. 거래금액은 190억원이다. 당초 이리콤은 올해 1월31일 인수대금을 납입하기로 했지만 두 차례 연기했다. 중국에서 인수 자금 모집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양측이 정한 새로운 납입일은 오는 8월31일이다.

앞서 상보는 지난해 12월 상보신재료 지분 100%를 이리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양도금액은 총 373억원이다. 상보는 광학필름(LCD Back Light Unit에 적용되는 부품)·윈도우필름(차량·건물의 자외선·적외선 차단) 제조업체다.


상보는 현금 교부와 주식 교환 방법으로 나눠 거래구조를 짰다. 사업 자금뿐만 아니라 비상장사인 이리콤 주식을 확보해 상장 이후 차익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이리콤이 올해 1월 말까지 현금 190억원을 지급하면, 상보신재료 지분 51%를 양도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지분 49%는 올해 말께 이리콤 주식(182억원 규모)과 교환하기로 했다.

상보신재료는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광학필름 제조업체다. 상보가 중국 광학필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015년 1월 22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2019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규모는 각각 820억원, 37억원이다. 지난해 상보가 모바일, 테블릿PC 필름 생산에 주력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으면서, 대형 디스플레이 필름을 만드는 상보신재료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상보는 원활한 거래종결을 위해 중국 현지에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상보신재료 지분 49%를 양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이리콤이 자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면서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리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리콤의 자산 규모는 약 271억원(2019년 6월 기준)로 자기자금만으로 상보신재료 인수 자금(지분 51%)을 마련하기 버거운 형편이다. 이 때문에 주식 발행, 정부 지원금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 모집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납입 일정도 연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인수자금 190억원의 절반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보는 이 같은 이리콤의 자금 사정에 맞춰 상보신재료 지분 분할 매각 조건을 추가했다. 오는 8월까지 이리콤이 인수한 지분이 51%에 못 미쳐도, 추후 나머지 지분을 나눠 인수할 수 있도록 계약 조건을 바꿨다. 단 거래 안정성을 위해 오는 8월 말까지 이리콤 측의 입금 금액이 최소 6000만위안(약 102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상보 관계자는 "이리콤이 중국 정부 자금 등을 유치해 지분 인수 자금으로 쓸 예정이었는데, 잘 진행되지 않는 걸로 보인다"며 "올해 8월 말까지 자금의 50% 정도를 모을 수 있다고 해서 납입 일정을 미뤘다"고 말했다.

상보는 상보신재료 M&A 협상 창구도 늘렸다. 매각 계약을 체결한 이리콤 쪽 자금 여력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인수후보자들과 만나 거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이리콤이 최소 인수 금액마저 지급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상보는 지난 1월 매각 대금 납입 일정 변경을 합의하면서, 이리콤이 가진 상보신재료 지분 매수 우선권을 박탈했다.

상보는 올해 상보신재료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분기 상보 유동비율은 68%로 유동성이 넉넉하지 않다. 상보신재료 매각 대금 190억원이 들어와야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상보는 당초 지난해 상보신재료 지분을 매각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상보 관계자는 "지난 1월 매각 대금 납입 일정을 연장하면서 이리콤에 상보신재료 매수 우선권이 없다는 추가 협약을 체결했다"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다른 곳과도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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