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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HDC현산, 미래에셋대우 대신할 새로운 FI 찾을까인수전 초반부터 주도권 싸움 속 불화설, LOC 만료 양측 입장 반영 해석도

이명관 기자공개 2020-07-27 15:33:17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 만기가 끝나면서 미래에셋대우가 금융주선사 지위를 잃었다. 현대산업개발이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만기 연장을 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LOC 만기가 그대로 완료된 것은 현대산업개발의 연장 요청이 없었기 때문이지만, 시장에선 미래에셋대우의 의중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미래에셋대우 내부에서 아시아나항공 M&A에 들어가는 자금을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개월 전부터 불거졌던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의 불화설에 힘이 붙는 모양새다. 앞서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준비하면서부터 주도권 싸움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대우는 SI 같은 FI의 역할을 원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FI로 역할을 국한 시켰다.

◇LOC 만료, 미래에셋대우 의중 반영 해석도

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에 발급한 인수금융 LOC가 만료되면서 다른 루트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진행된 재원조달 규모를 고려하면 5000억원 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12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맞춰 현대산업개발에 LOC를 발급했다. 만기는 6개월이었다. 통상 인수금융 LOC 만기는 3~6개월인데, 거래대금 규모가 조단위였던 만큼 만기를 길게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미래에셋대우는 에쿼티 투자자의 역할만 맡게 됐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는 컨소시엄을 이뤄 아시아나항공 M&A를 추진 중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규모는 총 2조5000억원 선이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는 8대2 수준으로 인수대금을 부담하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조달해야 하는 총 자금은 2조101억원 수준이다. 나머지는 미래에셋대우의 몫이다.

시장에선 LOC 만기와 관련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의 공조에 금이 간 것으로 해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수를 추진할 때부터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있었다"며 "입찰을 앞두고 정보교류가 중단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금융 주선사의 지위를 잃은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전적으로 현대산업개발의 의사결정만으로 LOC 만기가 연장되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 내부에서도 아시아나항공 M&A에서 발을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딜을 초반부터 준비했던 쪽은 미래에셋대우였다. 예비입찰이 임박했던 8월 말 미래에셋대우가 먼저 인수전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컨소시엄 구성도 미래에셋대우에서 먼저 제안했고, 장고 끝에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전 참여를 결정했다는 게 미래에셋대우 측의 얘기였다.

하지만 예비입찰이 진행되고, 실사에 접어들면서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졌다. 정몽규 회장의 인수 의지가 확고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이 '반드시 인수하라'는 특명을 내리면서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고, 미래에셋대우의 컨소시엄 내 입지가 축소되기 시작했다"며 "이 때부터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인수가에 대한 이견과 함께 인수 이후 경영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하고 단독입찰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FI인 미래에셋대우가 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인력 파견이나 사업 전략 등에 대한 요구조건을 제시했는데, 현대산업개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구조를 두고 SPC설립, 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됐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결국 각자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취득하는 것으로 일단락 된 것"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 기반, 새로운 FI 가능성도

이처럼 현대산업개발이 미래에셋대우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풍부한 자금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M&A 본입찰에서 현대산업개발은 자체적으로 3조원이 넘는 자금 증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현금과 지주회사인 HDC의 지원여력에 더해 금융권을 통해 조달 가능하다고 봤다. 미래에셋대우는 투자금으로 총 8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증빙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당일 이례적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며 "인수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동시에 자체 자금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차원에서 간담회를 열었지만, 동시 미래에셋대우의 역할을 FI로 국한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게 시장의 평가였다.

미래에셋대우와의 공조가 깨질 조짐을 보이면서 새로운 FI의 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산업개발이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고정비와 설비투자(CAPEX) 로 나가는 돈을 고려하면 인수금융만큼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항공사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만큼 새로이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과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금융기관 투심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인수금융이 아닌 다른 형태로 재원조달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하나로 사모펀드(PEF)를 물색 중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말 기준 현대산업개발의 보유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2120억원이다. 지난해 말 1조원에서 반년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에 더해 공사대금이 유입되면서 단기간에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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