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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대규모 조직개편 ‘혁신·WM’ 방점 미래 경쟁력·수익성 고심 흔적…부행장 라인업도 재구축

진현우 기자공개 2020-07-23 07:44:5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6개월 고심 끝에 마련한 조직개편안은 규모와 내용 면에서 역대급으로 평가된다. 가장 큰 특이점은 혁신금융·자산관리그룹 신설이다. 행장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된 사안으로, 두 그룹의 설립취지를 살펴보는 건 곧 경영 방향성을 알 수 있는 길이다.

혁신금융그룹은 성장한계에 직면한 기업은행에 이정표를 제시해 줄 임무를 맡았다. 당초 윤 행장은 취임한 뒤 줄곧 '혁신금융'을 언급하며 그룹의 사업 방향성을 암시했다. 기업은행은 기업투자금융(CIB) 쪽 모험자본 투자를 전담한 부서들을 한 곳에 불러모았다. 그룹에는 혁신금융부, 혁신투자부, 창업벤처지원부, IBK컨설팅센터로 이뤄졌다.

CIB그룹 소속은 유망기업의 성장성보다 수익성에 조금 더 무게중심을 두고 투자 결정을 내릴 경향성이 짙다. 윤 행장이 혁신금융그룹을 만든 건 앞선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한 과정에서 생겨난 결과물이다. 기본적으로 수익성도 챙겨야 하지만 그보다 미래 발전가능성을 보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 것이다.

혁신금융그룹 리더에는 김형일 신임 부행장을 배치했다. 김 부행장은 기업은행 내 최고의 파생상품 전문가로 꼽힐 정도로 자금운용 쪽 업력이 상당하다는 평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원화 스와프시장을 활성화한 주역으로 과거 채권시장협의회와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장직도 맡을 정도로 명성도 자자하다.

윤 행장이 혁신금융그룹과 함께 선보인 자산관리그룹도 깜짝 신설한 조직이다. 기존 WM사업부에서 그룹으로 지위를 한 단계 격상하면서 자산관리 부문 컨트롤타워를 맡겼다. 과거 상품 선정·개발·판매 등 일련의 과정들이 은행 관점에서 행해졌다면, 올해부터는 고객의 입장에서 안정성에 기반을 두고 운용해 나갈 것을 주문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저금리 여파로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만큼 자산관리그룹의 고객신뢰 확보 노력은 곧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은행업은 완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저금리 기조 강화 속에서 더 이상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수익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자산관리 부문에서 벌 수 있는 비이지수익은 중요성이 계속 커질 전망이다.

IBK경제연구소도 기존 본부장급에서 부행장급 조직으로 한 단계 격상됐다.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불확실한 금융업 변화를 연구하며 윤 행장이 밀고 있는 혁신금융을 포함해 기업은행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IBK연구소장이었던 조봉현 부행장이 임원급으로 승진했다.

앞선 일련의 조직개편으로 부행장 라인업 변화도 컸다. 우선 1964년생 동갑내기인 김형일 부행장(혁신금융그룹)과 장민영 부행장(리스크관리그룹), 조봉현 부행장(IBK경제연구소) 등 3명이 새롭게 부행장단에 합류했다. 임기만료로 퇴임한 부행장은 2명이다.

부행장 간 보직이동을 살펴보면 한 가지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충청·호남그룹과 부산·울산·경남그룹의 겸직 체제 변화다. 충청·호남그룹의 경우 기존 부행장의 임기만료로 공석이 됐지만 새로운 부행장을 선임하기보다 IT그룹장이었던 윤완식 부행장이 겸직한다. 부산·울산·경남그룹장이었던 감성한 부행장에게는 기업고객그룹이 생겼다.

이를 두고 다음 조직개편 때 지역그룹을 재편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미 기업은행 안팎에선 지역그룹과 지역본부의 사업권역이 중복되는 탓에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IT그룹과 기업고객그룹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들 부행장에게 지역그룹을 함께 맡겼다는 점은 분명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며 "윤종원 행장의 의도를 알 수 없지만 다음 조직개편 때 이번 지역그룹 겸직체제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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