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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수요예측 실패…전량 미매각 [Deal Story]대한항공 부진에 발목 잡혀…대표주관사 인수 부담↑

이지혜 기자공개 2020-07-28 15:39:3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단 한 건의 투자수요도 모으지 못했다. 발행규모도 작고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도 높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택배부문 실적이 선방했지만 항공업계 부진 등의 여파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발행사는 물론 증권사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DB산업은행이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매각분을 우선 인수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나머지 미매각분은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대표주관사가 인수해야 한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제로’…대한항공 부진에 동반 타격

한진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3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300억원으로 3년 단일물이다. 수요예측 결과는 부정적이다. 단 한 건의 투자도 확보하지 못했다. 한진이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를 전혀 확보하지 못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과 2016년 한진은 각각 800억원, 35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전량 미매각 사태를 겪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수요예측 결과 모집금액 전액이 미배정된 사례는 한진을 포함해 모두 4건이다. 한화건설(A-)을 시작으로 사조산업(A-), 대신증권(AA-) 등이다. 공모채 시장이 회복되긴 했지만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한진의 신용등급은 BBB+로 전량 미매각 사태를 겪은 다른 발행사보다도 낮다.

한진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고금리 메리트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한진은 공모희망금리밴드를 3년 개별민평에 -20~+55bp로 제시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투자심리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택배부문 실적이 양호했지만 항공업계 부진 때문에 투자심리가 나빴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54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8% 늘어난 것이다.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115.4% 늘어난 데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의 자산과 매출,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영업실적 저하로 그룹 재무안정성이 다소 불안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진그룹이 한진칼 중심의 지주사 체제로 재편되면서 계열사와 한진의 재무적 긴밀도는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이들을 한 데 묶어서 바라봤다.

◇산업은행 ‘버퍼’…증권사 부담도

한진은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을 고려해 일찌감치 충격을 줄여줄 완충재를 마련해뒀다. KDB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KDB산업은행이 인수단 등으로 참여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분이 발생하면 우선 인수하는 내용이다.

한진은 인수단 없이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DB산업은행만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이번 딜을 추진했다. KDB산업은행은 모집금액 300억원 중 2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고 나머지 100억원은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50억원씩 나눠 맡기로 했다.

물론 KDB산업은행이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하면서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부담도 완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미매각분을 사 줄 투자자를 찾는 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아서다.

다만 수수료율이 낮지 않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한진은 인수수수료로 20bp, 대표주관수수료로 5bp를 제시했다. 모두 25bp로 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소폭 높은 편이다.

한편 한진은 이번 공모채를 31일 발행하기로 했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 키스채권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가 제시한 한진 3년물의 개별민평의 산술평균은 20일 기준 3.51%다. 여기에 55bp를 더하면 조달금리는 4%를 조금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 발행했던 3년물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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