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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택한 세메스, 원익IPS 맞손잡나 이해관계 잘 맞지만 향후 조건 '문제'…매각까진 시일 걸릴듯

김슬기 기자공개 2020-07-27 07:48:3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11: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계열의 반도체 장비회사인 세메스가 사업 재조정에 나섰다. 지난해초 삼성전자에서 DS부문 부사장을 지낸 강창진 대표 취임 후 꾸준히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매각 작업을 진행해왔으나 시간이 길어졌다. 작년 케이씨텍 등 다수의 장비업체와 논의 끝에 협상이 무산됐고 올해 유력한 인수후보로 원익IPS가 나왔다. 지난해 논의하던 기업들에 비해 원익IPS의 규모나 사업 다각화의 의지 등을 고려했을 때 보다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세메스가 지난해부터 디스플레이 관련 일부 사업 매각을 위해 다양한 원매자와 접촉해왔다. 지난해 물망에 올랐던 곳은 에프엔에스테크, 케이씨텍 등이었으나 무산됐고 올해에는 원익IPS와 논의 중에 있다.

원익IPS는 공시를 통해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사업부문에 대한 인수를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원익IPS는 원익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세메스는 삼성전자 계열의 장비회사로 연매출 1조~2조원을 오가는 세계적인 장비회사 중 하나다. 2017년 2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뒤 2018년(1조8655억원)과 2019년(1조1338억원)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 5364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반도체 투자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세메스의 고민은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중단에서 비롯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데 의문부호가 찍혔다. LCD는 포기하고 OLED에 접목될 수 있는 설비 차별화에는 힘쓴다는 계획이다. 현재 디스플레이장비 비중은 10% 안쪽이다. 2016년 28%대였던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비중은 2017년 20.01%, 2018년 9.8%, 2019년 8.2%까지 떨어졌다. 가동률 역시 같은 기간 89%대에서 22%까지 낮아졌다.

대신 반도체장비에서는 세정 설비, 식각 장비, 웨이퍼 레벨 테스트 장비, 정렬장치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최대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캐파(CAPA) 확장과 공정전환이 예상되고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2공장, 화성 EUV 라인, 중국 시안 2공장 등의 설비투자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평택캠퍼스의 파운드리, 낸드플래시 라인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으로 세메스는 관련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중화권 디스플레이 패널업체 등을 중심으로 LCD 관련 장비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사업을 유지해도 큰 어려움은 없다. 업계 내에서는 삼성 관련 장비회사가 LG디스플레이와 거래하는 장비회사에 비해 중화권 패널업체에 인기가 높다.

다만 세메스는 타 장비업체와는 다른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세메스의 지분을 91.54%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 확장에는 다소 제약이 있다. 무턱대고 고객사를 늘릴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에 거론되는 원익IPS는 지난해 거론됐던 기업들에 비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에스테크, 케이씨텍 등은 연간 매출액 규모가 340억원대, 2600억원대의 회사였다. LCD 장비 쪽만 산다고 해도 재무적인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원익IPS의 경우 연 매출 6000억원대의 기업으로 올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800억원 가량 보유 중이다. 총차입금은 160억원 가량으로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가져가고 있다.

원익IPS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분투자를 한 곳 중 하나로 협력관계가 돈독하다. 두 곳 모두 지주사인 원익홀딩스와 원익IPS에 각각 3.7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타 업체들에 비해 재무적인 여력이 있고, 관계도 나쁘지 않다. 또 원익IPS가 2018년 원익테라세미콘을 합병하는 등 반도체 장비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비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다.

원익IPS 입장에서는 고객사 확장과 제품 라인업 확대를 꾀할 수 있고 세메스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사업 매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다. 다만 OLED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원익IPS가 굳이 LCD 관련 장비사업을 가져올 유인이 큰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세메스가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매각을 어느 선까지 할지, 적정한 가격을 제시할 지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세메스와 원익IPS의 이해관계는 잘 맞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결과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파악된다. 세메스 측은 이미 매각에 대한 작업은 장시간 동안 준비했던 것이고 여러기업들과 논의를 했던 것은 맞지만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여러번 매각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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