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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학재단, 시장성 조달 사회적채권만 채운다 [공공기관 SRI채권 전망]④재단 최초 SRI채권, 연간 '조 단위' 발행 계획…외부검증 파트너 '삼일'

이지혜 기자공개 2020-07-31 08:27:00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가 SRI채권 시장 만큼은 비껴갔다. 견고한 신용도를 보유한 공공기관이 주도한 덕분이다. 산업은행이 첫 원화 SRI채권을 발행한 이래 주택금융공사가 바통을 이어받아 대규모 물량을 쏟아냈다. 올 상반기까지 SRI채권 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제 양적 성장보다 질적 관리다. 사전검증, 사후보고 과정 등으로 관심이 기운다. 공공기관 SRI채권의 발행 과정과 관리 적정성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8일 14: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SRI(사회책임투자채권) 시장에서 한국장학재단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플레이어다. 준정부기관 중에서 한국장학재단이 유일하게 재단채를 SRI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발행규모가 ‘조 단위’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장학재단의 존재감은 앞으로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채권을 사회적 채권으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학자금 대출을 지원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다만 사후보고를 진행한 적은 없다. 지난해 8월부터 사회적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해 아직 사후보고 시점이 돌아오지 않았다.

◇국내 최초로 사회적채권으로 재단채 발행

한국거래소 SRI채권 세그먼트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한국장학재단이 발행한 사회적채권은 모두 6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발행규모에서 한국장학재단의 비중은 1.7%에 그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사회적채권을 제외하고 봐도 한국장학재단의 비중은 13.9% 정도다.

그럼에도 한국장학재단의 사회적채권이 지니는 의미가 작지는 않다. 국내 준정부기관 중, 특히 재단 중에서는 한국장학재단이 유일하게 재단채를 SRI채권으로 발행하고 있어서다. 연기금 등 공적기금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SRI채권 발행에 따른 혜택은 없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수수료 등 제반수수료를 3년간 면제해줘 약 2억원 정도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 사실상 전부다.

그럼에도 한국장학재단은 “공공기관으로서 SRI채권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 향후 한국장학재단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을 사회적채권으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의 사회적채권은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지원할 학자금 대출 재원 등으로 쓰인다. 이밖에 과거 고금리에 진행됐던 학자금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대출 전환사업이나 국가장학금과 연합기숙사 건립 재원으로도 사용된다.

한국장학재단이 사회적채권을 발행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이보다 한 달 앞선 7월 경 외부 회계법인에서 자금용도, 사업평가, 자금관리, 사후보고 등이 담긴 관리체계를 사전검증 받았다. 2019년 연간 재단채 발행규모는 모두 1조24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사회적채권 비중은 적지 않다. 발행을 시작한 것은 하반기부터지만 사회적채권이 9900억원, 일반채권이 2500억원으로 구성됐다.

올해 사회적채권 발행도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장학재단은 올해 1조4000억원 규모의 재단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행된 물량이 계획의 절반에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로 갈수록 물량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해 학생들이 휴학을 많이 신청한다면 학자금 대출 수요가 줄어 사회적채권 발행이 줄어들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 연간 발행계획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사전검증기관 ‘삼일’, 사후보고 외부기관 검증 검토도

한국장학재단은 2019년 삼일회계법인에서 사회적채권에 대한 관리체계를 사전검증 받았다. 자금사용목적이 학자금대출 등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데 목적을 둔 만큼 녹색채권이나 지속가능채권 통합 관리체계가 아닌 사회적채권만으로 검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장학재단은 이런 사회적채권 관리체계를 홈페이지가 아닌 한국거래소 SRI채권 세그먼트에만 올려뒀다. 지원한 학생 수, 지원금액 등 사회적채권으로 발행한 자금의 사용현황 등도 일단 내부적으로 재단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이사회에 보고하는 내용을 담아 사후보고를 본격화하는 시점은 올해 8월 이후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적채권을 발행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아서다. 사후보고는 자금을 모두 배분하거나 소진할 때까지 해마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돼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올해 8월부터 사후보고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SRI채권 세그먼트를 개설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국내 SRI채권 시장이 초기라는 점을 고려해 올해만 한시적으로 사후보고 시점을 연말까지 유예했다.

사후보고를 외부기관에서 검증받는 안도 한국장학재단은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는 딜로이트안진, 한국신용평가 등과 손잡고 발행사들이 해마다 발행하는 사후보고를 사전검증처럼 회계법인 등 외부기관에서 검증받도록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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