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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법 개정안 명암]핀테크에 기울어진 운동장…규제 '무풍지대'④진입장벽·건전성·영업행위 등 카드사보다 수월한 환경…편익 '쏠림현상'

이장준 기자공개 2020-08-06 12:54:06

[편집자주]

금융당국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핀테크를 중심으로 금융 환경이 급변해왔고 이들의 규제를 더 완화해줄 개정안이다. 전통 금융사들은 논의에서 배제돼 있어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도 있다. 전금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토대로 금융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또 남겨진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0: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핀테크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비단 전금법뿐만은 아니다. 그동안 카드업계에서는 핀테크와 적용받는 규제가 너무 달라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크게 △시장 진입장벽(자본금 기준) △건전성 규제(레버리지배율) △영업행위(마케팅)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전금법 개정을 통해 핀테크에 힘을 더 실어주면 공정경쟁은 한층 요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진입장벽 : 자본금 기준 카드사 200억 vs. 대금결제업체 10억

핀테크는 전금법에, 여전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기반을 두고 있어 두 업권 간 진입장벽이 다르다. 특히 업무를 영위하기 위한 최소 자본금 요건에서 차이가 난다.

여전업은 크게 신용카드업, 시설대여·할부리스업, 신기술금융업으로 구분된다. 신용카드업을 영위하려면 자본금 200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 만약 신용카드업을 하면서 나머지 2개 업무도 함께 영위하려면 400억원으로 이 기준이 올라간다. 신기술금융업만 영위할 경우 1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갖추면 된다.

핀테크의 자본금 기준은 훨씬 낮다. 현행법상 가장 많은 자본금을 요하는 전자화폐업도 50억원 이상 갖고 있으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선·직불전자지급수단업자는 20억원,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이나 결제대금예치업(ESCROW)는 10억원, 전자고지결제업은 5억원 등으로 더 낮다.

이마저도 전금법을 개정하면 기준이 더 완화된다. 해외에서도 직접 여·수신 업무를 하지 않는 전자금융업종에는 문턱을 낮췄다는 게 당국 측 설명이다. 영국 전자화폐업은 4억5000만원, 미국 자금이체업은 3억원 등 수준이다.

개정 후에는 자금이체업 20억원, 대금결제업 10억원, 결제대행업 5억원, 지급지시전달업 3억원 등으로 달라진다. 5억~50억원이었던 진입 요건이 3억~20억원으로 낮아진다. 단일 라이선스로 모든 전자금융업의 업무를 영위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게만 카드사와 같은 200억원의 제한을 뒀다.


◇건전성 규제 : 핀테크, 카드사처럼 성장 막는 레버리지배율 없어

핀테크는 건전성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대표적인 게 여전사에 적용하는 자본비율인 레버리지배율 규제다. 레버리지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뜻한다. 외형확대 위주의 경영 제한이라는 명목으로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현재 여전사는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10배의 범위에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배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 금융위는 여전업법 감독규정에서 카드사와 캐피탈사에 각각 6배, 10배의 레버리지배율 한도를 부여했다. 최근 카드사 레버리지배율 한도를 8배로 완화하는 내용의 여전법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해 10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레버리지배율은 카드사의 성장을 붙잡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을 제외한 전업 카드사들의 레버리지배율은 모두 5배가 넘었다. 한계치(6배)에 근접할 때마다 카드사들은 매번 자본을 확충하거나 자산을 줄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자본금 이상으로 많은 부채를 떠안지 않기 위해 영업 확장을 자제하게 된다"며 "카드사는 충당금 등 건전성 관련 규제도 촘촘하게 꾸려져 있는데 핀테크는 여기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핀테크 업계에서는 자산건전성 규제도 받지 않았다. 여신 기능이 없었기에 대손충당금 적립이나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조정자기자본비율 등 금융권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는 이들과 무관했다.

다만 전금법 개정안에 대금결제업자의 소액 후불결제 기능이 추가되는 만큼 건전성 규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금융위도 지난달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 e브리핑을 통해 대금결제업자에게 충당금을 적립하게 하고 사업자별 한도 제한을 두는 등 원론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영업행위 : 핀테크, 수수료율 제한 없어 유연한 마케팅 가능

카드사와 핀테크의 규제 환경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영업행위 관련 부문이다. 카드사와 달리 핀테크는 수수료율이 정해져 있지 않다.

가령 네이버페이를 직불카드(체크카드)에 연동하면 카드사에 일부 수수료를 떼줘야 한다. 이때 온라인 결제 업체가 영세 가맹점인 경우 네이버페이는 2.4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데, 그중에서 카드사는 0.8%를 받고 나머지 1.65%는 네이버페이가 받게 된다. 카드사가 현재 체크카드를 통해 받는 수수료율이 0.5~1.5%임을 고려하면 핀테크가 받는 수수료율은 높은 수준이다.

소액 후불결제 기능까지 획득하면 대손충당금 적립 이슈가 있어 핀테크 측에서 수수료율을 더 높일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가맹점의 경우 카드사는 원가 이하 수수료율 0.8%를 적용하면서 카드 본업에서는 수익성이 오히려 마이너스다.

카드사는 수익성 분석 가이드라인도 지켜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상품의 수익성 분석 합리화를 통해 상품 출시 전 5년간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을 출시하지 못 하도록 막고 있다. 과도한 비용 지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계속 낮아지는 상황 속에서 수익성을 보장하는 상품을 내려면 그만큼 마케팅 등에 제약이 생긴다.

또 마케팅비용을 얼마나 썼는지 금감원에 업무보고서를 제출한다. 감독당국이 구두나 행정지도를 통해 일회성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앞서 5월 금융위가 카드사에 재난지원금 마케팅을 자제하도록 당부하면서 일부 카드사는 준비했던 이벤트를 급히 취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단 상품을 출시하고 나면 카드사가 자의적으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변경할 수도 없다. 혜택 좋은 카드들이 단종되는 이유다.

이런 제약이 없는 핀테크 업체는 마케팅 부문에서 자유롭다. 카드사 관계자는 "자본금 요건이나 건전성 외에도 영업행위 관련된 제약이 많다"며 "이에 반해 핀테크 업체는 유연한 마케팅이 가능해 편익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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