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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10번째 기술수출 성공…반전 노린다 얀센서 퇴짜 맞은 비만·당뇨병 치료제, MSD에 NASH 치료제로 1조 기술 수출

강인효 기자공개 2020-08-06 08:13:2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4년 만에 1조원 규모의 대형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얀센에서 퇴짜를 맞았던 비만 당뇨병 치료제를 머크(MSD)에 재차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했다. 100억원이 넘는 계약금은 두 달 안으로 수령할 예정이어서 하반기 실적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인 '랩스 GLP·글루카곤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개발명 HM12525A)'의 개발 및 제조, 상업화 권리를 미국 제약사 머크(MSD)에 이전하는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SD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MSD로부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Upfront Fee) 1000만달러(약 119억원)와 마일스톤(개발 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해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391억원)를 받게 된다.

한미약품은 MSD와의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계약금 1000만달러를 60일 안에 수령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계약금에 대한 회계 인식 부분은 일시에 인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다만 회계법인과 협의를 한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랩스 GLP·글루카곤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호르몬인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이 신약 후보물질의 일반명을 '에피노페그듀타이드(Efinopegdutide)'라고 정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에는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약효 지속 기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단점인 짧은 반감기(半減期)를 늘려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감소시켜 약의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을 개선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이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한때 실패한 신약 후보물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MSD와의 기술수출 계약에 앞서 지난 2015년 11월 미국 제약사 얀센에 9억1500만달러(약 1조588억원) 규모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기술수출 한 바 있다. 당시 계약금은 1억500만달러(약 1230억원)였다.

얀센은 이 약물을 비만·당뇨병 치료 신약으로 개발하려 했다. 하지만 얀센은 임상 2상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글로벌 임상 2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엔드 포인트)인 체중 감소 효과가 건강한 비만 환자군과 당뇨가 있는 비만 환자군 모두에서 목표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가 있는 비만 환자군에서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못 미쳐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측은 "얀센이 진행해 완료된 2건의 비만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 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지만,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에게서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얀센 측이 알려오며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MSD는 비만·당뇨병 등과 같은 계열의 대사질환인 NASH 치료에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한미약품으로부터 이 신약 후보물질을 사 간 것으로 전해진다. MSD 임상연구센터 당뇨·내분비내과 총괄 샘 엥겔(Sam Engel) 박사는 "임상 2상 데이터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NASH 치료제로서 개발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MSD와의 계약 건은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한 10번째 기술수출 계약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에만 총 8조원 규모의 6건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었는데, 이 중 5건은 해지된 상태다. 다만 기수령 계약금(마일스톤 포함)은 2억3000만달러(약 2600억원)에 달해 자금 회수 측면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이번 MSD와의 기술수출 계약 건은 신약 개발 영역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대사질환 영역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MSD와 함께 혁신적인 NASH 치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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