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오리온을 움직이는 사람들]'베트남 신화' 일군 정통 오리온맨 이경재 사장④베트남 제과 1위 만든 법인장 출신, 38년차 '영업통' 저력

정미형 기자공개 2020-08-21 08:09:10

[편집자주]

‘초코파이 정(情)’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과업체로 우뚝 선 업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리온그룹이다. 1956년 설립돼 창립 64주년을 자랑하는 오리온그룹은 현재 오너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 원칙으로 외부 수혈도 마다치 않는 모습이다. 허인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2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제과 업계 1위. 베트남 제사상에 오르는 국민 간식.

여느 글로벌 제과업체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바로 국내 제과업체 오리온의 이야기다. 오리온은 1990년대 초코파이 수출을 통해 일찌감치 베트남 현지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베트남은 기존 해외 중심축인 중국법인에 이어 오리온의 핵심 해외 법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을 지금처럼 키워낸 일등 공신이 바로 이경재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이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경영인이라면 38년 가까이 오리온에 몸담은 이 사장은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대표 자리까지 오른 정통 '오리온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먹힌 한국식 '정(情) 영업'

이 사장은 1983년 오리온에 입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리온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영업사원이었던 이 사장은 이후 2000년까지 영업 관리와 기획, 부산·경기·대구 지사장 등을 거치며 현장을 돌봤다. 이 사장이 실무에 정통한 이유다.

이후 본사에 올라와 영업부문장을 맡은 이 사장은 2007년부터 오리온 베트남 법인장으로 임명됐다. 2005년 베트남에 법인을 세우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로 이 사장이 베트남 시장 공격수로 지목됐다. 오리온은 1990년대 수출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 기반을 닦아둔 상태였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해 본격적인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 사장에게도 능력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였다. 일명 '영업통' 답게 베트남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쳤다. 직원들과 함께 베트남 현장을 찾아 매장 청소와 정리 같은 궂은일을 마다치 않으며 베트남 점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애썼다. 당시 10여명에 불과한 영업사원도 2000여명으로 늘리고 현지 점주들을 집중 관리했다.

결국 베트남 점주들의 마음이 동요했고 오리온 제품이 베트남 곳곳에 깔리기 시작했다. 현재 대표제품인 초코파이는 인기를 얻어 국민 과자 반열에 올랐다. 현재는 베트남 집집마다 제사상에 올리는 게 일반적일 만큼 대중화됐다.

이 사장은 베트남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일궈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초코파이 중심의 제품 구성을 고소미, 카스타드 등으로 늘리며 매출 확대를 꾀했다. 이에 2010년 시장 진출 4년 만에 베트남 제과시장 1위 업체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이 사장이 베트남 법인장으로 부임한 첫해 매출액이 두 배나 껑충 뛰었다. 2010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했고 베트남에서 돌아오는 2014년에는 1500억원대로 급증했다. 오리온 내부에서는 이 사장이 베트남 법인을 맡은 7년여간 성장세가 단 한 번도 꺾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법인 구원투수로 재도약 발판

이 사장은 2015년 한국법인 대표로 금의환향했다. 일종의 구원투수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이 사장을 국내 법인 실적 부진을 타개할 인물로 낙점했다. 당시 승승장구하는 베트남 법인과 달리 국내에서 오리온은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였다. 2012년 8200억원을 넘어선 국내 매출은 2014년에는 7500억원대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7년에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불었다. 2016년 중국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정점을 찍은 오리온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시장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인 시장이다. 이 여파로 2017년 상반기 오리온 중국법인은 사상 초유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연 단위 매출도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 사장은 중국 시장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제품 개발, 이커머스 채널 공략 등을 통해 체질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이뤄냈다. 동시에 러시아와 베트남 법인 등 중국 이외의 해외 법인 선전에 주력했다. 현재 오리온은 사드 여파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사드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한 상태다.

이 사장이 대표로 부임한 지 6년 차를 맞은 오리온은 현재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해외법인 호조세와 수익성에 중심을 둔 경영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1조549억원, 영업이익 183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신규 사업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허 부회장과 함께 손발을 맞춰 신규 진출한 생수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밖에도 건강식품, 기능성 음료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영업통으로 특유의 영업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람 “평소에도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등 친근한 대표 스타일로 가깝게 지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