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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인사혁신]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해임에 담긴 의미'혁신 주문' 신동빈 회장, 직접 지시…후임에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물망

전효점 기자/ 최은진 기자공개 2020-08-14 08:20:0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3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혁신을 위해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을 해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따라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신 회장이 '혁신'이란 새 목표를 주문하면서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지주는 13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황 부회장의 해임안과 조직 개편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해임안이 신 회장이 직접 지시한 사안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의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임안은 이사회 논의 후 최종 결정 된다"며 "의견이 분분한데 현재로선 확정된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황각규 부회장이 롯데그룹 2인자 지위를 곧 내려놓을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달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eting) 이후부터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이날 황 부회장이 발언 기회를 전혀 부여받지 못하면서다. 그는 1월 개최된 상반기 VCM서만 해도 그룹사 성과를 리뷰하고 중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회의를 주재했다.

이를 두고 그룹 내부에서는 신 회장이 황 부회장에 대한 신임를 거둬들였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졌다. 실제 이번 해임안 상정이 정기 인사와 전혀 상관 없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도 신 회장의 단독 결단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황 부회장의 그룹 경영은 신 회장이 연초부터 강조해온 '독립경영, 혁신'이라는 방향성과 지속적으로 충돌해왔다. 신 회장은 줄곧 사장단에 '대표이사 중심의 혁신'을 거듭 주문해왔다. 혁신의 선봉장에 각 계열사 대표가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황 부회장은 지주를 맡아 이끌면서 각 계열사의 경영상의 의사 결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대관·인수합병 등 전문 분야에선 각 계열사의 의결 권한을 인정해주기보다는 직접 지시를 내리곤 했다. 이는 그룹 방향성과도 종종 상충돼 계열사 대표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이에 신 회장은 황 부회장에게 직접 '계열사들이 독립경영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라'고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사정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하루 빨리 혁신을 해야 하는데 황 부회장이 마중물 역할은커녕 걸림돌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에도 황 부회장이 구조조정과 혁신을 앞둔 계열사 대표들에게 정부 코드에 맞추라고 지시해 반발을 샀다는 후문"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사회에 앞서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황 부회장의 해임 소식을 통지했다. 후임에는 이동우 부회장의 내정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대표이사 선임은 별도 이사회를 소집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조직도 대폭 슬림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지주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도 신속하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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