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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메리츠, JR글로벌리츠 IPO강행 왜 했나 [IPO 그 후]2600억 물량 인수, 주가하락시 손실…자산 경쟁력 '확신'

이경주 기자공개 2020-08-18 16:01:1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0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R글로벌리츠의 상장 이후 주가흐름이 시원찮다. 공모가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흥행에 크게 실패한 수요예측 분위기가 상장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배당주보다 성장주에 투심이 쏠리고 있는 탓이다.

업계에선 주관사단이 IPO를 강행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JR글로벌리츠는 기관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해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이 불가능했다. 이는 주관사단이 IPO를 ‘스톱’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하지만 2600억원에 이르는 물량 인수를 감수하고 ‘강행’을 택했다.

주관사단은 JR글로벌리츠 경쟁력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고 답했다. IPO 시기가 불운했을 뿐이다.

◇공모가 밑도는 주가…수요예측 분위기 지속

JR글로벌리츠 주가는 13일 49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8일 공모가 5000원으로 상장했지만 지난 5영업일 동안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했던 건 하루에 그친다. 종가기준 7일 4825원, 10일 4855원, 11일 4920원, 12일 5010원이다.

증시는 오히려 상승세에 있었다. JR글로벌리츠가 속한 코스피지수는 이달 7일 2,351.67에서 13일 2,437.53로 높아져 2400선 마저 뚫었다. JR글로벌리츠나 배당주만 투자자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저조했던 수요예측 분위기가 상장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JR글로벌리츠는 공모규모가 4850억원으로 롯데리츠(4229억원)보다 큰 최대어였다. 롯데리츠 IPO 대성공으로 리츠붐이 조성된데다 JR글로벌리츠가 업계 최상위 배당수익률인 8%를 제시하면서 수요예측이 흥행할 것으로 점쳐졌었다.

결과는 반대였다.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이 18.48대 1에 그쳤다. 이것도 지급여력을 넘어서는 오버베팅이 많아 허수였다. 배정주식으로 보면 경쟁률은 1대 1에 못미친다. 기관 공모주식수는 4900만주였는데 이중 2900만주만 배정됐다. 이어진 일반 청약경쟁률도 0.23대 1에 그쳤다.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했다.

◇IPO의무 없었다, 자발적 강행…2600억 인수 감수

공동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수요예측 흥행 실패를 근거로 IPO를 중단할 수 있었다. 양사가 발행사와 맺은 주식총액인수계약서 3조3항에 적시해 놨다. 수요예측 결과를 보고 주관사단과 발행사가 합의해 공모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또 13조 1항에는 3조3항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했다.

주관사단은 상장을 강행할 경우 2600억원에 이르는 물량을 인수해야하기 때문에 공모 강행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기관수요예측 미달로 공모가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하지 않을 명분도 충분했다.

하지만 주관사단은 강행을 택했다. KB증권은 실권주 3089만8591주를 주당 5000원(공모가), 총 1544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메리츠증권도 실권주 2267만3289주를 1133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단에 참여한 대신증권도 419만8870주를 209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이례적 사례로 보고 있다. 투자가 전문인 자산운용사에게도 부담스러운 규모를 투자중개인인 증권사가 매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관사단은 프리IPO에도 참여해 이미 거금을 들인 상태였다. 올 6월 진행된 유상증자를 통해 KB증권은 주식 1300만주를 650억원(주당 5000원)에 취득했다. 메리츠증권은 700만주를 350억원에 샀다.

이탓에 JR글로벌리츠는 최대주주가 대표주관사인 KB증권으로 바뀌는 일도 생겼다. KB증권 지분율은 공모전 18.95%에서 공모후 26.51%가 됐다. 전 최대주주였던 현대유퍼스트는 같은 기간 지분율이 21.87%에서 9.06%로 낮아졌다.

상장 후 주가 답보상태가 지속되며 투자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10%만 감소해도 수백억원대 평가손실을 자사 실적에 반영해야 한다. 업계에서 IPO 강행을 주목하는 배경이다.

◇JR글로벌리츠 독보적 경쟁력 무한신뢰

주관사단은 순수하게 JR글로벌리츠 경쟁력을 믿고 IPO 강행 강수를 뒀다. JR글로벌리츠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인 파이낸스 타워 콤플렉스(Finance Tower Complex)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강남파이낸스센터 규모의 건물이다.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이 최대 매력이다. 벨기에 연방정부가 99%로 공간을 사용하는 임차인이다. 보건복지부나 재무부 등이 입주해있다. 특히 중도해지 옵션이 없는 15년 장기임대차계약을 맺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AA인 벨기에가 부도가 나지 않는한 이익창출이 보장된다. 연간 임대료 수익은 약 800억원이다.

더불어 JR글로벌리츠는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예상 연간배당율을 평균 8.12%를 제시했다. 연간 순이익 90% 이상을 배당하는 수준이다. 기존 리츠들이 5~7%인 것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요예측 실패와 상장 후 주가답보는 시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파장 이후 동학개미운동으로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됐고, 투심이 안정성을 강조하는 배당주에서 성장주로 쏠리는 시기에 공교롭게도 수요예측을 진행하게 됐다. 증시가 다시 조정되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면 JR글로벌리츠 주가상승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향후에도 JR글로벌리츠보다 좋은 리츠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정도로 경쟁력에 대해 확신이 있다”며 “안정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면 JR글로벌리츠 주가가 최소 6000원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PO 강행은 자발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프리IPO단계에서 별도로 IPO에 대한 계약을 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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