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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리뷰]LG전자, 탄소경영 터닝포인트…2017년에 무슨 일이②'그린 2020' 중장기플랜 2017년에 차질 빚어…'탄소중립 2030'으로 재수립

원충희 기자공개 2020-08-19 08:02:15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해 저탄소 경영에 관한 성과들을 자세히 기록해놓고 있다. 오래 전부터 온실가스(탄소) 배출량 감축을 지속가능경영의 주요 과제로 삼아 중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해 왔다.

작년 5월에 공표한 '탄소중립 2030'이 대표적인 플랜이다. 2030년까지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로 줄이는 동시에 탄소감축활동을 통해 획득한 탄소배출권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게 골자다. 예컨대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이라면 50%는 자체 개선으로 감축하고 나머지 절반은 탄소배출권 확보로 커버한다는 뜻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때를 기점으로 LG전자의 탄소배출량이 급증하면서 기존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2009년 국내 업계 최초로 수립된 LG전자의 탄소감축 중장기플랜 '그린 2020'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제품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15만톤(기준년 대비 10%), 누적감축량 100만톤을 목표로 정하고 매년 성과를 공개했었다.

목표는 조기 달성됐다. 매해 2008년(146만톤) 대비 10% 이상 감축하는데 성공했으며 2016년에는 110만톤으로 줄여 누적 감축량이 107만톤에 달했다. 그러나 2017년 탄소배출량이 193만톤을 기록, 전년대비 76%나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원인은 국내 사업장에 있었다. 2013년만 해도 64만톤에 이르던 국내 사업장의 탄소배출량은 2016년 54만톤으로 줄었다가 2017년 136만톤을 기록,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제품생산량이 획기적으로 늘었다던가 검사기준이 변경됐다는 등 모수에 변화가 있었다는 의미다.

2016년과 2017년 보고서를 살펴보면 산정기준이나 검증현황 등에 변동은 없었다. 다만 검사대상 사업장 수가 달라졌다. 2016년에는 한국 16곳(생산·사무·R&D), 해외 51곳(생산·사무)인 반면 2017년에는 한국 18곳(생산·사무·R&D), 해외 51곳(생산·사무)으로 기재돼 있다.

즉 국내 사업장 2곳 늘어난 게 온실가스 배출량 급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생산량이 증가하는 시점에 탄소배출량도 같이 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장기 탄소감축계획을 전면 재수립해야 했다. 2017년을 기준연도로 잡은 배경 역시 가장 많이 배출했던 시기와 비교해 감축효과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 LG전자의 주력분야인 가전사업은 생산단계에서 중공업, 화학공업 등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업종이다. 그럼에도 LG전자가 저탄소 경영을 중시하는 이유는 전자제품의 사이클에 있다. 가전제품은 원료 확보와 제조단계보다 사용단계에서 탄소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LG전자 2019~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령 TV와 세탁기, 냉장고의 경우 재료 확보와 제조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20% 남짓인데 반해 사용단계에서 78~79%가 나온다. 모니터와 에이콘(가정용·시스템)은 사용단계에서 90% 이상이 배출된다. 가전제품이 많아지면 전력소비가 늘어나고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발전과정에서 탄소가 더 배출되는 구조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생산단계는 물론 사용단계까지 탄소배출이 발생하는 산업군"이라며 "원재료와 생산공정은 물론 사용하면서 소비되는 전력 등을 감안, 회사의 존속 차원에서 탄소중립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큰 가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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