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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어깨 가볍다' 두산중공업 신용위험 확산 차단 [발행사분석]유상증자·퓨얼셀 지분 증여로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 500억 공모채 도전

이지혜 기자공개 2020-09-10 13:23:0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16: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의 신용도가 기로에 섰다. BBB0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계열사인 두산중공업 지원부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은 언제든지 신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등급 방어 가능성이 낮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두산그룹이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신속하게 이행하고 있다. 5개월 만에 자구안의 절반을 실행에 옮겼다.

㈜두산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번 공모채의 의미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발행되는 BBB0 공모채이자 두산그룹 첫 공모채이기도 하다. BBB급 공모채와 두산그룹을 향한 투자심리를 파악할 가늠자라는 시선도 나온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 지원사격…시장 분위기 넘어설까

㈜두산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 규모는 500억원이며 만기는 2년 단일물로 구성됐다. 발행일은 18일이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과 KDB산업은행이 공동으로 맡았다.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은 5.4%다. 나이스P&I 기준으로 7월 ㈜두산의 2년물 개별민평금리는 4.97%다. 개별민평과 비교해 최고 +50bp 수준으로 금리를 설정한 것이다. A-급 공모채도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을 개별민평 대비 +70bp 정도로 설정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크게 높지는 않은 편이다.

㈜두산의 이번 공모채 발행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7월 중순 출범한 기구다. ㈜두산같은 비우량 공모채의 경우 인수단에 참여해 미매각분을 우선 인수해주는 방향으로 지원한다. 이에 따라 ㈜두산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를 대리하는 KDB산업은행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두산이 정부의 손길을 요구한 데는 신용등급의 영향이 컸다. BBB급의 끝선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의 신용등급을 BBB0로 평가했지만 불확실 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려뒀고 한국신용평가는 BBB0/부정적으로 평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담보부사채 신용등급만 BBB+/부정적으로 매겼다.

㈜두산의 공모채 도전은 쉽지 않은 길이었다. BBB급 등 비우량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썩 좋지 않아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BBB급 등 비우량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4월 이후 공모채 시장에 등장한 발행사는 한양, 키움캐피탈, AJ네트웍스, 한진뿐이다. KDB산업은행의 도움을 받은 곳이 상당수인데 그마저도 두 곳의 발행사가 미매각을 겪었다.

◇두산중공업 신용도 위험 차단?

투자심리를 좌우할 요소로는 두산중공업 지원 부담이 꼽힌다. 주요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신용도가 저하되고 있다. ㈜두산이 계열 내 최상위 지배회사인 만큼 두산중공업의 경영실적과 재무안정성, 신인도 변화에 따라 신용도에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두산은 자체적 사업실적과 재무안정성은 양호하지만 계열사 지원부담에 발목잡혀 최종 신용등급이 자체신용도보다 낮아졌다.

두산중공업 지원부담과 자구계획안 이행 경과는 ㈜두산의 신용도를 가름하는 요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둘다 그룹 경영개선안의 이행과정과 이에 따른 그룹의 펀더멘탈 변화여부를 핵심 모니터링 요소로 꼽있다.

다행스럽게도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 발표로 이런 계획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두산중공업은 4일 이사회를 열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클럽모우CC를 매각한 데 이은 조치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올해 상반기 국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다. 그 대가로 3조원의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이런 자구안의 일환으로서 두산그룹이 속도전을 펼치는 셈이다.

이밖에 박정원 회장 등 그룹 대주주일가는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퓨얼셀 지분 23%도 두산중공업에 증여하기로 했다. 5744억원 규모다.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순차입금은 5조1157억원, 부채비율은 292.9%다. 그러나 유상증자와 두산퓨얼셀 지분 증여가 끝나면 순차입금은 3조8157억원, 부채비율은 150%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유상증자와 대주주 지분 증여가 원활이 이뤄진다면 대규모 자본확충과 차입금 감축에 힘입어 재무구조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투자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신용 위험이 ㈜두산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관심사"라며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런 우려가 크게 완화돼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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