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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방산 빅딜 후 5년]글로벌 방산업체 도약 전략 '정부 의존도 낮추기'③방사청 계약 비중 감소 불구 여전히 절반 수준…글로벌 고객층 확보 '눈길'

박기수 기자공개 2020-09-18 08:34:20

[편집자주]

한화그룹의 창업이념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다. 기업을 통해 국가사회에 보은한다는 의미다. 6·25 전쟁 후 나라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김종희 창업주의 정신이었다. 김승연 회장의 의지로 이뤄진 삼성과의 빅딜 이후, 한화는 국내 방산 부문의 압도적 선두주자가 됐다. 한화에서 조용히 꽃핀 방산 사업의 현주소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5일 15: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 매출의 100%가 군수 물자를 기반으로 한 방위산업군에서 발생하는 기업은 고객이 단 한 명 일수밖에 없다. 정부다. 글로벌 방산기업을 꿈꾸는 한화그룹의 중간지주사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까지는 아니지만 빅딜 이전부터 정부와의 거래 비중이 높았다. 빅딜 이후에는 이 비중이 어떻게 바뀌었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전년 매출비 2.5% 이상의 계약을 맺었을 때 '단일 공급·판매계약 공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해야한다. 계약 규모가 통상 큰 방산업체 특성 상 해당 공시의 흐름을 보면 회사의 주요 클라이언트들이 누구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10년대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빅딜 이전 당시만 해도 방위사업청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삼성테크윈 시절,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공시됐던 단일 공급·판매계약 내역에서 총 계약 금액 4조3139억원의 약 78.8%인 3조3985억원을 방사청이 책임졌다. 빅딜 이전에는 군수 물자를 보급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빅딜 이후 간판을 한화로 바꾼 후에는 방사청의 비중이 내려간다. 2015년 이후 공시된 내역을 토대로 계산했을 때 총 계약 금액 7조6488억원중 방사청과의 계약 금액은 3조7073억원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48.5%에 불과하다. 2010년을 전체로 놓고 보면 방사청과 기타 클라이언트의 비중이 각각 6:4다.

이는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성장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핵심 고객인 정부와의 교감은 유지해가면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정부 외 고객들을 적극 물색했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의 '삼성테크윈' 시절, 회사가 공시한 2010년대 주요 사업의 경우 2010년 알제리와 맺은 도로교통 감시 시스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 GE)와 맺은 LM2500 LPT 모듈 사업,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맺은 T-50 수출용 엔진 등을 제외하면 모두 방사청과 맺은 계약이 대부분이다.

특히 2013년 말의 경우 KUH-1 수리온 2차양산을 위한 엔진조달과 장갑차, 자주포 성능개량을 위해 방사청과 대형 계약을 3건이나 맺은 것이 눈에 띈다. 같은해 중반 FA-50 엔진 양산 건을 포함해 한해에 방사청과 맺은 계약 규모만 약 1조870억원이다.


한화로 간판을 바꿔단 후 주요 계약상대방이 다채로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은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다.

2016년 말 3559억원짜리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 계약으로 물꼬를 튼 한화에어로는 작년 말 무려 1조1525억원짜리 계약을 따냈다. 공급 기간은 2045년까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롤스로이스가 생산하는 모든 기종의 항공기 엔진에 정착할 터빈 부품을 공급하게 됐다.

이밖에 GE와의 관계도 꾸준히 맺고 있다. 2016년 10월과 2017년 5월에 이어 작년 말에는 6년간 3억 달러(약 3507억원) 규모의 항공엔진 부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방산 대표 계열사인 에어로스페이스에서 드러나는 한화그룹 방산 사업의 방향성은 '민수 사업 확대'다. 특히 작년 미국 항공엔진 부품업체인 EDAC사를 3억 달러에 인수했던 것은 민수 사업 확대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방사청과의 거래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사청과 1조120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데 이어 반기밖에 지나지 않은 올해 벌써 1조원 규모의 계약을 방사청과 맺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매출 의존도에서 정부(방사청)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경우 영리집단으로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면서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온 뒤 글로벌 방산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민수 사업을 확대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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