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투자 귀재' 제이앤제이, 맨파워 살펴보니엔터메이트 CB·M&A 잭팟, 우진석 회장·박형준 대표 부부 '양 축'
박창현 기자공개 2020-09-29 08:50:16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4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이앤제이인베스트먼트(이하 제이앤제이)가 엔터메이트 투자로 연이은 '대박'이 예상되면서 투자 '키맨'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제이앤제이는 골프웨어업체 크리스에프앤씨로 수 천억원대 자산가로 우뚝 선 우진석 회장 부부와 경영권을 쥐고 있는 박형준 전 애플투자증권 사장 부부가 중심에 서 있다. 오너십과 함께 경영 의사결정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제이앤제이는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핫한 투자자 중 하나다. 엔터메이트 투자로 상당한 거래 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무적투자자(FI)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와이즈얼라이언스가 엔터메이트를 인수할 때 자금을 보탰다.
유상증자 40억원, 전환사채 50억원 등 총 90억원을 투입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엔터메이트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2배 이상의 평가이익이 기대된다.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되면 투자 원금(90억원)을 제외하고도 120억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아예 경영권 구주 취득과 신규 유증 참여를 통해 경영권까지 확보했다. 신사업으로 바이오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자연스럽게 보유 지분 가치도 치솟고 있다. FI 참여, 경영권 확보, 바이오 신사업 진출 등 군더더기 없이 유려한 M&A 테크닉을 선보이면서 성공적인 투자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투자 대박을 이어나가고 있는 제이앤제이 지배주주와 경영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앤제이 최대주주는 고상희 씨로 36.8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뒤를 이어 윤정화 전 크리스에프앤씨 대표가 29.83%의 지분율로 2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영은 고 씨와 남편 박형준 벨에어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나란히 제이앤제이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박 대표의 이력이다. 박 대표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굿모닝증권과 제이엔비투자자문, 뉴로텔레콤, 베니치아건설, 엔디코프 등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그러다 2007년 코스닥 상장사 '코디너스'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경영자로 나선다.
2009년 7월 코디너스는 변곡점을 맞는다. 셀트리온 계열사였던 '한서제약'과 합병절차를 밟으면서 지금의 '셀트리온제약'으로 탈바꿈된다.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박 대표는 셀트리온제약의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되며 확고하게 입지를 다진다. 2011년에는 셀트리온 계열사로 편입된 '애플투자증권'의 수장까지 맡았다. 피합병법인 경영자에서 계열사 대표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셀트리온 오너인 서정진 회장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다만 이후 금융당국이 애플투자증권과 셀트리온 간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등 돌발 이슈가 불거지자 박 대표 역시 자연스럽게 그룹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몸담았던 애플투자증권 역시 2014년 청산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박 대표는 2013년 5월 개인 투자회사 '벨에어인베스트먼트'를 세우고 직접 투자 활동에 나섰다. 대표적인 투자처로 젬백스&카엘과 코드네이처, 아이텍, 로라애슐리코리아, 젬백스링크(옛 필링크) 등이 있다. 특수관계자 제이앤제이와 내부 자금 거래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 후 활발하게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벨에어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제이앤제이로 흡수합병된 상태다.
2대주주인 윤정화 전 크리스에프앤씨 대표는 남편 우 회장과 창업 성공 신화를 쓴 인물이다. 윤 전 대표 부부는 크리스에프앤씨를 2017년 젬백스링크에 팔아 1725억원을 손에 쥐었다. 다만 일 년 뒤 364억원을 주고 다시 경영권을 되찾아왔다. 결과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13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
양 측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제이앤제이, 엔터메이트, 젬백스링크, 로라애슐리코리아 등 투자 접점이 많다. 공동 파트너로서 한배를 타고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제이앤제이 주주들은 서로 오랜 기간 손을 맞췄고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며 "여러 투자 건을 성공시키면서 시장에서도 유명한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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