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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 석달간 임원 8명 줄퇴사…CEO 교체 후폭풍 대면영업·인사조직 중심 교체, 소극적 지원·성장률 둔화 영향도

이은솔 기자공개 2020-10-08 07:31:5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7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A생명보험에서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8명의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 특히 대면영업채널과 인사부서를 중심으로 인력 이탈이 두드러졌다. 대표이사가 변경되고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임원진 사이에서 이탈 기류가 번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달 사이 AIA생명에서 상당수 임원이 퇴직했다. 7월 서덕식 자산운용본부 상무, 홍승국 PA영업팀 이사, 김병철 대면채널본부 전무가 사임했다. 8월에는 정양운 PA영업전략팀 이사, 9월에는 이경근 전략기획팀 이사와 샤하샬 마케팅본부 전무, 이강란 인적자원본부 전무가 이탈했다. 이달 5일에는 조현주 인적자원본부 이사가 퇴사했다.

본사인 AIA그룹에서 한국으로 파견됐다 기간이 만료된 샤하샬 마케팅본부 부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계약된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진 퇴사한 경우다. 40대인 임원들도 다수여서 정년에 따른 퇴임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대면채널의 인력 이탈이 두드러진다. AIA생명의 PA영업부서는 전속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채널을 담당한다. 현재 AIA생명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 채널이다. 건강증진형 솔루션인 '바이탈리티'를 활용한 온라인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건강 기록을 측정하는 어플리케이션과 사용자 혜택을 제공하고 신체 특성, 생활 습관, 건강 정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험업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에 건강관리업 인가를 받는 등 신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작 바이탈리티는 미래 가치가 유망한 사업으로 꼽히지만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대면채널의 성장세는 둔화됐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대면영업채널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IA생명의 보험설계사는 2015년 2000명에서 2019년말 1300명대까지 줄어들었다. 전속설계사 채널의 사업단 규모도 전년 대비 축소됐다. 신계약이 줄면서 AIA생명의 당기순익도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에는 55억원의 손실을 입어 전년 동기 (387억원 흑자)보다 순익이 감소했다.

7월 말 사직한 김병철 전무가 채널 전략을 전담했던 인물이다. 오렌지라이프와 메트라이프에서 채널 담당 임원을 역임하고 지난해 7월 AIA생명으로 왔다. 후임은 외부 선임 없이 B2B영업을 담당하던 이재상 상무가 직책을 이동해 담당하기로 했다.

인사파트에서도 변동이 있었다. 9월 퇴사한 이강란 인적자원본부 전무는 2016년부터 AIA생명의 인사를 담당해왔고 인사관리(HR) 전문가로 외부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던 인물이다. 이 전무를 비롯한 인적자원본부의 다른 이사도 퇴임하면서 업계에서는 AIA생명의 인사 라인이 교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들의 줄퇴사는 대표이사 교체 문제가 맞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년간 경영을 맡아온 차태진 전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지난해 12월 AIA그룹 출신인 피터정 부사장이 대표이사가 됐다. 정 대표는 2019년 7월 마케팅본부장(부사장)으로 AIA생명에 부임했다가 승진한 케이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원들이 해임됐다기보다는 계약 기간은 남았지만 스스로 더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이직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올초 경영진 변경 이후 회사의 비전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고 성장세도 둔화되면서 내부적으로 변화가 감지됐다"고 말했다.

퇴사한 일부 임원은 타사에서 스카웃돼 AIA생명에 온 이후 적절한 업무가 주어지지 않았고, 또 직무 지원이나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임원들이 차 전 대표이사 재임 당시 선임됐던 만큼 대표이사가 바뀐 이후 순차적으로 교체 수순을 밟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AIA생명 관계자는 "법인화 과정에서 이사 이상을 임원으로 등기에 올리면서 다른 보험사와 달리 임원수가 많다"며 "내부적으로는 전무 이상만 임원으로 가늠하기 때문에 그렇게 계산할 경우 큰 이동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적자원본부 전무는 신규선임했고, 대면영업 전무는 내부인력을 이동했다"며 "기타 직책은 부·차장급 인력이 해당 업무를 맡을 수 있을 경우 대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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