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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M&A]LP 모집 걸림돌 '불확실성',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 우려무리한 운용으로 자본비율 악화, 2017년 유증 당시 LP들 불참 전례도

이은솔 기자공개 2020-10-20 07:50:32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보험 인수합병(M&A)의 기관투자자(LP) 모집이 교착 상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KDB생명 매각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LP 모집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장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성'이다. 지금 모집 중인 자금 1500억원 가량은 KDB생명의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 등을 고려할 때 큰 금액은 아니다. KDB생명의 순자산가치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P들은 이번 투자 이후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KDB생명 지분 93% 가량을 2000억원에 인수하고 LP들을 통해 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게 이번 딜의 목적이다.

그러나 회계기준이 변경되고 기존 경영진이 물러나면서 일명 '빅배스'가 일어나면 자본비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LP들이 원금 손실을 막기 위해 계속 자금을 부어줘야 할 수도 있다는 게 투자를 저어하는 핵심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제회 등 LP들은 새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에 따른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이 없는지를 가장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며 "투자자 모집 측에서는 IFRS17이 도입되도 모든 회사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건 어렵지 않겠냐고 에둘러 설명했지만 명쾌한 대답이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JC파트너스 측이 공동재보험 출재 등을 카드로 꺼내들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부채가 쌓인 상태에서 추가 자본확충으로 건전성 비율을 상쇄하는 대신, 공동재보험 제도를 통해 고금리부채를 장부에서 덜어내면 결과적으로 유상증자와 유사하게 자본비율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이 매각 후 경영을 정상화하더라도 추가 자본확충은 필수적이라고 본다. 현재 KDB생명의 RBC비율은 230% 내외로 생보사 평균치인 280%를 하회한다.

2023년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자본비율 문제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킥스는 현행 보험사의 건전성 기준인 RBC비율을 대체할 새로운 기준으로, 부채도 시가평가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회계기준에서는 부채를 원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RBC비율도 이에 따라 설계돼 있었다. 하지만 IFRS17의 도입에 따라 부채의 시가평가에 맞춘 새 건전성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커졌다.

당국에서는 새회계기준 도입 후 킥스 비율을 건전성 지표로 정하고 도입 전부터 보험사로부터 예상치를 보고받고 있다. 킥스 비율은 제도 도입 이전까지 공시 의무가 없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새회계제도가 도입되면 자본비율 하락 문제에 직면하지만, KDB생명은 하락폭이 다른 곳에 비해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리한 자산운용 전략이 원인으로 꼽힌다.

정재욱 현 KDB생명 대표이사는 학자 출신으로 실질적 보험사 경영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2018년 대표로 부임했다. 2017년 적자였던 KDB생명을 부임 직후인 2018년 흑자전환시키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였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전략을 내세웠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KDB생명을 단기간에 정상화시키기 위해 자산운용에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 위험한 투자로 내부에서 반발도 거셌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은 자산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른 생보사들이 너무 위험해 반려한 물건에도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건전성비율에는 위험계수가 반영되기 때문에 수익률 뿐 아니라 리스크도 고려해가며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데 무리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자본비율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KDB생명이 과거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펀드 출자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점도 LP들의 우려를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2017년 지급여력(RBC)비율이 100% 초반까지 떨어지자 KDB생명은 대주주에 총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요청했다.

당시 KDB생명의 대주주는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다. 주요 출자자는 산업은행, 국민연금,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코리안리, 칸서스자산운용 등이었다. 펀드에서는 전체 투자자들이 동시에 유증에 참여하는 방향을 검토했지만 투자자들이 KDB생명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으며 유증 참여를 거부했다.

결국 공동 집행책임자(CO-GP)인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만 3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출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펀드 LP 사이의 투자 우선순위 관계가 복잡해졌다.

KDB생명 딜이 완수돼도 LP들간 소송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손실 확정을 위해서는 선순위와 후순위가 판가름나야 하는데 LP들은 추후 딜이 클로징돼 펀드 청산에 돌입할 경우 상호 소송을 통해 순위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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