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매니저 프로파일]'선의와 겸손' 초기기업 밸류업 동반자 오종욱 캡스톤파트너스 이사'퀄슨·정육각' 등 예비유니콘 발굴, 블라인드펀드 결성 Z세대 집중

이종혜 기자공개 2020-10-27 08:05:4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에 답은 없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전략은 있다. 미리 산업을 관측하고 판세를 꼼꼼하게 읽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특히 초기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진행할 때는 행동력도 필수요소다.

오종욱 캡스톤파트너스 이사는 노력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다. 벤처캐피탈업계로 들어와 다양한 스테이지의 벤처 투자를 부지런히 경험해왔다. 짧다면 짧을 수 있는 7년 남짓의 투자 경력이지만 이미 예비 유니콘으로 성장 중인 초기기업들을 발굴했다.

◇성장스토리 : “창업가를 꿈꾸다” VC 심사역으로 역순 투자 경험

오 이사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창업에 대한 꿈을 품고 있던 오 이사는 교내에서 스쿠터 쉐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병역 특례 제도로 ‘기웅정보통신’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했다. 당시 금융 시스템통합(SI, System Integration)이 주력인 기웅정보통신이 신사업 드라이브를 걸 때였다. 3년간 오 이사는 개발을 하며 ICT,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를 쌓았다.

창업을 위해선 투자자 입장도 알아야했다. 그는 기웅정보통신 부사장의 권유로 투자업계로 첫 발을 내디뎠다. 2013년 TS인베스트먼트 입사했다. 오 이사는 독특하게 레이트 스테이지 투자인 Pre IPO(상장 전 지분투자), 메자닌 투자부터 경험했다. 기업공개(IPO)는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좀 더 냉철하게 판단하고 투자하는 것을 배웠다.

투자 경험을 쌓을수록 오 이사는 초기기업들의 고군분투를 간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2016년 캡스톤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초기 투자에 집중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VC’를 표방하고 잘 하는 하우스였다. 오 이사는 인공지능(AI), 5G, 블록체인, 플랫폼 초기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고 있다.

◇투자철학 : '선의·지적 겸손함' 창업가의 꿈과 열정에 공감

오 이사는 끊임없이 학습을 추구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업계로 온 초기부터 동료 벤처캐피탈리스트들과 프로젝트 모임을 만들었다. 산업에 대한 분석과 경험을 공유하고 비전을 찾았다. 기회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논쟁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뉴머니’라는 책 출판으로도 이어졌다.

촘촘히 쌓여가는 정보들을 통해 산업을 바라보고 투자를 가늠하는 잣대를 세웠다. 오 이사는 무엇보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가장 먼저 손꼽았다.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올바른 사고를 갖고 상호 신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그가 투자한 당근마켓, 퀄슨, 정육각 등의 창업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세상에 꼭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 한가지 서비스’라는 선의를 갖고 묵묵히 회사를 성장시켜가고 있다.

산업의 흐름은 너무 빠르다. 오 이사는 명확한 기준과 방향성을 갖고 있는 팀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지적으로 겸손함을 갖고 있으면 금상첨화다. 오 이사는 “빠른 실행력을 바탕으로 산업의 변화 길목에서 변화를 발맞춰갈 수 있는지를 끊임없는 고민하는 팀을 새롭게 발굴하고 투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신뢰 투자의 정석, 에듀테크계 넷플릭스 ‘퀄슨’

오 이사와 박수영 퀄슨 대표와의 첫 만남은 2014년이다. 영어교육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박 대표는 홈에듀케이션을 예측했고 구체화하가고 있었다. 콘텐츠와 기술의 결합은 인상적이었다.

신뢰 투자로 이어갔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초창기부터 4차례에 걸쳐 팔로우온을 이어갔다. 100억원이상을 투자하며 주요 투자자로 자리매김했다. 퀄슨의 신사업, 인수합병(M&A), 후속펀딩 등 의사 결정이 있을 때마다 오 이사는 함께 논의했다.

판단은 적중했다. 모바일 기반 영어교육 서비스를 해오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퀄슨은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제작했다. 특히 BBC, 유니버설뮤직, 터너 등 유수의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 홀더들과 계약해 1만200건에 달하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공했다. 슈퍼팬, 리얼클래스, 브릿잉글리쉬 등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에듀테크계의 넷플릭스를 목표로 하는 퀄슨은 내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트랙레코드 2 : 실행력으로 똘똘뭉친 초신선 식품 커머스 정육각

정육각은 '실행력'으로 압축할 수 있는 창업팀이다. 첫 만남부터 인상적이었다. 김재연 대표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유학을 앞두고 있던 예비 연구원이었다. 돼지고기 마니아였던 김 대표는 창업을 넘어 새로운 산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었다.

오 이사는 김 대표와 함께 안양의 도축장까지 찾아갔다. 실행력 하나를 믿고 정육각에도 3차례 후속 투자를 이어갔다. 초기부터 매출이 뒷받침됐던 정육각은 투자로 날개를 달았다. 전사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등을 자체 개발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IT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유통·판매를 수직계열화해 복잡하고 긴 유통 과정을 혁신적으로 줄인 덕에 '재고가 없는 유통업체'로 성장 중이다. 올해 매출 200억원을 바라보는 정육각은 누적 187억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아기유니콘' 가운데 최대 규모 단일 투자 유치를 기록했다.

오 이사는 "혁신 잠재력이 있는 창업자에 대한 초기 투자가 무모할 수 있지만 필연적으로 성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평가 : 신산업 '호기심'과 인성 겸비한 투자자

오 이사는 벤처캐피탈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모험적이고 유망한 초기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는 철저한 산업 분석과 행동력에서 온다. 확신하기 어려운 초기기업들을 키워내기 위해 올라운드 파트너를 자처했다. 상장사, 비사장장사 전반의 시장의 변화를 촘촘히 팔로우업하고 외부의 변화에 촉을 세우고 있다.

주니어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그를 지켜봐 온 김영호 TS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이전 직장부터 다른 직원보다 3~4배 일하는 성실성을 보고 이례적으로 신입 심사역으로 채용했다”며 “올바른 인성을 갖추고 있으며 새로운 시각에서 기업을 발굴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 : Z세대 플랫폼 기업 집중, 블라인드 펀드 1개 결성

오 이사는 향후에도 본인만의 초기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시드 투자부터 경쟁력있는 기업을 찾아야만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Z세대가 선호할 만한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작년부터 외로움을 달래주는 플랫폼 기업들을 살펴보고 버핏서울, 포스텔러 등에 투자했다. 오 이사는 “‘외로움’이라는 변화 속에서 좋은 역할들을 하는 기업들의 성장을 돕는 러닝메이트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플랫폼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해 대표 펀드매니저로 참여할 계획이다. 잠재력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팔로우온을 통해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