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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디벨로퍼 포럼]"데이터센터 개발, 미국式 일원화가 핵심"조상우 DPR아시아 대표

이정완 기자공개 2020-10-30 09:56:3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부동산 투자업계 종사자를 만나 물류센터 다음으로 떠오를 자산을 물어보면 십중팔구 데이터센터를 언급한다. 이들 전망대로라면 현재 물류센터 개발이 활발한 것처럼 다가올 미래에는 데이터센터 개발이 많아질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디벨로퍼에게는 데이터센터 개발이 생소하기만 하다.

조상우 DPR아시아 대표(사진)는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년 더벨 디벨로퍼 포럼'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기회와 개발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조 대표는 "데이터센터 개발은 컴퓨터 조립과 같아서 만약 문제가 생길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사업자가 필요하다"며 "설계, 시공 관리와 커미셔닝 등을 한 번에 종합 서비스할 수 있는 회사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각광받는 사업자"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본인이 몸 담고 있는 미국 DPR건설의 데이터센터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DPR건설이 미국에서 A고객사와 진행했던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의 경우 국내 부동산 개발 사업과 달리 일원화가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땅을 찾는 업체 따로, 인허가 업체 따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담당할 수 있는 시공사 따로 찾게 되지만 데이터센터와 같은 중요 전산 자원이 집적된 시설에는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한 회사가 모든 역할을 책임지도록 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우리 식대로 모든 단계를 분리해서 사업하면 많은 리스크가 생긴다"며 "국내는 메가와트당 공사비가 100억원 정도 든다면 미국에서는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력효율지수 또한 국내에선 1.3~1.5 수준으로 나오는데 미국에서는 1.1 미만으로 산출돼 고효율 저비용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개발 초기부터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는 데이터센터를 초기에 과다하게 지어놓고 임차인을 구하는 전통 방식이라면 미국은 모듈로 시어서 수요가 생기면 레고처럼 추가하는 기업을 활용한다"며 "모듈로 지어도 8층까지 쌓을 수 있어서 각광 받는 구축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개발 초기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업 기간 내 최적의 공정 단계와 조합을 도출해 공사기간 지연과 비용 추가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고 미국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 대표는 우리 기업도 효율적인 미국식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이 떠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데이터센터는 연평균 25%씩 급성장하고 있다. 2022년까지 44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다수의 연구기관에서 예측하고 있다.

조 대표는 "해외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은 한국 진출 1단계 상황으로 서울시 내 주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고 이후 1단계가 마무리되면 경기도 과천·안양·용인 죽전 등으로 연결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해외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은 1조원이 넘는 외화를 FDI(외국인직접투자)로 토지 매입에 사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디벨로퍼 입장에서는 어떤 사업자와 비즈니스를 논의해야 하는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흔히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하면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데이터센터 임대 전문 기업인 디지털리얼티(Digital Realty)와 에퀴닉스(Equinix) 등도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국내 디벨로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 대표는 "대중에 알려진 IT 기업은 운영과 구축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임차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개발하는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 등과 사업 의사를 확인하는 작업(태핑)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말했다.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는 국내에서 사업 부지를 찾은데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조 대표는 디벨로퍼의 데이터센터 사업 참여에 대한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디벨로퍼가 이미 물류센터를 경험했듯 한발이라도 먼저 내딛는 게 중요하다"며 "수요자인 임차인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인 만큼 클라우드·컨텐츠 사업자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시장을 이해해야 체계적인 사업 계획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 설립된 미국의 DPR건설은 지난해 연매출 8조원 가량을 거두는 건설사로 성장했다. DPR건설은 데이터센터, 고급 오피스 등 고난도 건축물을 중심으로 업력을 쌓아왔다. 특히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약 500건의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골드만삭스 등이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 고객이다. DPR아시아는 아시아 지역 사업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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