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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아주캐피탈 인수 시기 앞당긴 까닭은 가격 산출 부담 커져 조기 마무리, M&A 성과·코로나 지원책도 고려

이장준 기자공개 2020-11-02 07:13:1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4: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아주캐피탈 인수에 속도를 올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금융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던 데다 내년 펀드 만기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 인수할 경우 아주캐피탈이 올해 거둔 최대 실적이 가격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주주총회 일정이나 영업의 일관성을 고려해도 올해 안에 딜을 마무리하는 게 깔끔하다.

올 들어 우리금융이 인수·합병(M&A)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었다는 점도 경영진에 부담이 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아주캐피탈을 통해 중·저신용자에게 금융 지원을 한다는 명분도 갖춰 감독당국이 반려할 이유도 없었다.

앞서 2017년 우리은행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펀드 '웰투시 제3호 사모집합투자기구'에 출자하면서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이 펀드의 만기를 올 7월로 한 차례 연장했다.

우리금융은 이 펀드 만기 시점에 맞춰 이번 상반기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본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만 해도 우리지주가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은행은 해당 사모펀드의 만기를 1년 더 연장했다. 정관상 펀드 존속 기한이 '2+1+1년'인 데다 우선 매수권도 그대로 갖고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 만기는 내년 6월 14일으로 변경됐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여유가 있던 셈이다.

그러나 해를 넘기지 않고 아주캐피탈을 인수키로 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을 부분 승인(6월 30일) 받은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사회를 열어 지분 74.07% 취득 건을 결의했다. 현재는 자회사 편입 절차를 밟고 있다.

인수를 속행한 배경에는 우선 가격 문제가 있다. 펀드 설정 시 매수가를 프라이싱할 때 전년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또는 이사회 결의 전일 기준으로 3개월간 가중 평균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곱해 결정하도록 했다. 주가가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만큼 전년도 순자산(자본총계)이 중요한 요인이 됐다. 내년에 인수할 경우 올해 실적을 반영하게 되는데, 아주캐피탈이 계속해서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아주캐피탈의 순자산은 7221억원이었다. 올 6월 말에는 7732억원으로 늘었다. 6개월 새 이익잉여금이 4836억원에서 5034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탄탄한 수익성이 바탕이 됐다. 아주캐피탈은 올 상반기 7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년 전 628억원보다 18.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8.1% 증가한 56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이 개선세인 만큼 이익잉여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순자산도 늘어 인수 가격이 비싸진다는 의미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해를 넘기기 전 인수해야 가격 측면에서 유리했다.

영업의 일관성이나 추후 계열사 CEO 인사를 고려해도 마찬가지다. 통상 금융지주사는 연말 지주 임원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는 만큼 시기를 어느 정도 맞출 필요가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 들어 유일한 M&A 성과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금융은 26일 내놓은 '2020년 3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아주캐피탈 경영권 인수 결정 내용을 담았다. 엄밀히 따지면 23일 인수 관련 공시를 한 만큼 3분기 실적과는 무관하지만, IR 전략 측면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이슈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해당 자료에서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강화하고 그룹 자회사 간 시너지로 비은행 손익 기여도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수 시 아주저축은행도 손자회사로 편입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경쟁사들은 올해 M&A를 통해 새로운 계열사를 확충한 상황이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신한금융그룹은 네오플럭스를 인수했다. 하나금융 역시 더케이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을 품에 안았다. 우리금융 경영진 입장에서 올해 단 한 건의 M&A도 성사시키지 못할 시 부담도 컸을 것이란 관측이다.

내부등급법 승인 이후 M&A를 추진한 명분도 충분하다. 감독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지원 여력을 확대하라는 취지에서 우리금융에 내부등급법을 조기 승인해줬다. 금융지주 간 수익 경쟁을 위한 수단으로 자본 비율을 완화해주는 게 아니라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달리 보면 아주캐피탈 인수는 그 자체로 코로나19 지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주캐피탈을 통해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기업이나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줄 수 있다. 되레 지주에 편입되면 신용등급이 상향돼 안정적으로 대출을 내줄 여력이 커진다. 실제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지주계 캐피탈사가 먼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더구나 아주캐피탈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돼도 자본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주캐피탈의 위험가중자산(RWA)은 6월 말 기준 6조9547억원이었는데, 당시 우리금융의 RWA는 215조2820억원 수준이다. 지주 자회사 편입 시 하락하는 자본 비율은 10bp 미만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이 M&A를 하면 자본 비율이 하락해 금융지원 여력이 떨어진다는 논리가 힘을 잃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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