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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중견 패션]세정, 포기할 수 없는 오프라인 채널⑥기대 밑돈 매장 리뉴얼 계획…가두점 유지 위한 온라인 전략

김선호 기자공개 2020-11-12 07:50:36

[편집자주]

국내 중견 패션업체는 대기업 덩치에 눌리고 신생 기업 성장에 치이고 있다. 자체 브랜드의 인지도를 발판으로 패션 시장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벨이 중견 패션업체의 현주소와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9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업체 세정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 가두점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주요 타깃층이 중·장년층인 만큼 급속한 온라인 채널로의 전환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정은 1974년 7월 부산진시장에서 설립된 동춘 섬유공업사에서부터 시작했다. 1991년 세정으로 법인전환 후 브랜드를 다각화하며 성장의 역사를 써내려왔다. 이를 통해 현재 인디안과 브루노바피 남성복에 올리비아로렌, 비비올리비아 등의 여성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오랜 기간 브랜드 사업을 진행하며 전국적으로 확장시킨 가두점은 든든한 수익처였다. 각 브랜드별 가두점을 확장시키며 2011년 68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이를 정점으로 매년 매출 규모가 축소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인디안→웰메이드’ 전환 효과 없었다

2013년 세정은 대표 브랜드 인디안 매장 110여개를 웰메이드 전문 매장으로 간판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당시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국내 시장 공략 강화는 우리에게 큰 변화를 요구해왔다”며 “이제 유통채널을 변화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인디안 가두점은 주로 인디안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판매했다. 여기에 브루노바피, 데일리스트, 두아니, CPX 브랜드 등을 입점시켜 종합 브랜드숍 웰메이드로 탈바꿈시켰다.

이와 같은 매장 리뉴얼 작업을 통해 2014년 5000억원, 2020년 1조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또한 해외 시장 진출로 추가 성장을 이루겠다는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2013까지만 해도 매출이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6000억원 이상을 유지하며 흑자경영을 이어왔다.

연결 기준

그러나 세정은 매장 리뉴얼에 따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17년에는 매출이 4959억원으로 내려앉으며 적자전환하기에 이르렀다. 판관비 축소에도 불구 매출원가 부담이 커진 탓이다. 패션업의 불황과 함께 글로벌 SPA 브랜드와의 경쟁에 밀리며 멀티숍 전환 전략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다행히 전년동기대비 95.3% 감소한 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허리 띠를 졸라맨 덕분이었다. 그러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3% 감소한 39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했던 매출 규모 달성은 사실상 힘겨운 모습이다.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가두점 활성화

세정은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경쟁사와 같이 자사 온라인 채널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두점과의 상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세정에 따르면 기존 고객에게 매장별 다양한 스토리가 담긴 영상과 룩북을 발송하는 한편 라이브 커머스 등의 영업·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가두점도 모두 상생할 수 있는 ‘O4O(Online for Offline)’ 디지털 전략을 이뤄내기 위한 차원에서다.

본사가 진행하는 온라인 영업과 마케팅은 가두점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돼 있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판매된 제품은 세정 본사가 아니라 가두점 매출에 반영된다. 물론 자사 온라인 채널도 지속적으로 리뉴얼을 작업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약 90%)이 큰 가두점이 중심 유통채널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사 온라인 채널에만 힘을 가할 시 가두점에서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공격적으로 자사 온라인 채널 매출을 끌어올릴 시 그만큼 가두점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화장품 시장에서는 본사의 온라인 판매전략으로 인해 가맹점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때문에 세정으로서는 자사의 온라인 채널 전략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온라인 채널에서만 판매하는 웰메이드컴, 올리비아비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가두점의 주 소비층과 겹치지 않게 보다 낮은 연령대를 공략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후에도 자체 온라인 채널에서는 10~20대를 겨냥한 스트리트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등을 운영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세정 관계자는 “지난해 선보인 온라인 전용 브래드의 시장 안착과 함께 SNS 채널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함으로써 기존 가두점으로의 고객 유입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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