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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 벤처 리포트]'전력변환' 이지트로닉스, '고효율 전기차' 핵심 파트너전력량 손실 최소화·전자파 간섭 차단, '유럽·인도' 투트랙 공략

박동우 기자공개 2020-11-11 08:16:09

[편집자주]

'미래차'는 올해 정부가 채택한 3대 신성장 산업 중 하나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관련된 유망 업체들에 투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미래차산업에 뛰어든 부품사 등 중소벤처기업을 조명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 동향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0일 08: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트로닉스는 전기차 부품 생태계에서 조기에 입지를 다졌다. 차량 모터를 움직이게 하는 '인버터'와 '컨버터(전력변환장치)'를 만든 업체다. 다양한 배터리 전압을 아우르는 제품을 선보여 국내·외 친환경차 제조사들의 핵심 파트너로 떠올랐다.

이지트로닉스에 선뜻 실탄을 지원한 벤처캐피탈들은 R&D의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동종업계와 견줘볼 때 전력량 손실을 최소화하고 전자파 간섭을 없앤 대목에서 경쟁력을 찾았다. 공공·민간 수요의 비중을 분석해 유럽·인도 시장을 '투 트랙(two track)'으로 공략하는 행보 역시 실적 개선에 도움 된다고 판단했다.

◇성장 스토리 : 'R&D 베테랑' 강찬호 대표, 전기차서 5G 부품까지 다각화
강찬호 이지트로닉스 대표

이지트로닉스는 2008년 문을 열었다. 강찬호 이지트로닉스 대표가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강 대표는 회사를 차리기 전에 동아일렉콤 연구소장을 지냈다. 이동통신용 정류기(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장비)를 개발하는 업체였다.

국내 대기업들과 힘을 모아 미래형 자동차 부품 연구에 뛰어들며 창업 결심을 굳혔다. 완성차 메이커와 협력사가 친환경차 생태계를 막 구축하는 시점에서 일찍 진입한다면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정류기에 녹아든 전력 변환 기술을 차량에도 충분히 접목이 가능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류기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에 힘입어 회사 출범 뒤 전기차 부품 생태계 진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대차의 수소 버스, 전기차 컨버터 시제품 개발 프로젝트나 정부의 국책 연구 과제에 참여하면서 레퍼런스를 쌓았다.

5세대(5G) 이동통신망의 보급도 내다봤다. 창업 초기 220V의 전압을 48V로 바꿔주는 정류기를 개발해 SK텔레콤 기지국에 납품하는 성과를 거뒀다. 강 대표는 "항상 미래의 산업 트렌드를 분석하면서 제품군을 개발하는 자세를 강조했다"며 "LG화학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영입한 인재들과 함께 배터리 관련 제품 연구에 매진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기술 경쟁력 : 효율 극대화 '컨버터·인버터', 전자파 차단으로 오작동 방지

전기차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품은 컨버터와 모터 구동용 인버터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힘을 내려면 모터를 구동해야 한다. 컨버터에는 배터리의 고전압(400V~800V)을 12V 또는 24V의 낮은 전압으로 바꿔주는 기술이 녹아들었다. 인버터는 전기차 모터가 움직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이지트로닉스가 개발한 '직류·직류(DC-DC) 컨버터'는 배터리의 용량을 최적화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알고리즘을 접목해 배터리의 수명을 늘려주고 외형을 줄이는 데 핵심 기술을 갖췄다. 보조 전지를 충전하는 역할도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10㎾ 용량의 배터리에 특화한 컨버터를 생산한다. 버스와 트럭 등 대형 상용차 시장을 겨냥했다.

인버터 역시 주력 제품군에 속한다. 전지에 충전된 직류(DC)를 교류(VC)로 바꿔주는 기능을 갖췄다. 차량 모터가 교류 전원을 쓰기 때문이다. 특수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고성능 기술을 보유 중이다.

전력을 바꿔주면서 손실되는 전력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경쟁사들의 효율이 80%에서 90% 초반에 그친다면 이지트로닉스 제품은 97%를 달성했다. 변환된 전기 양의 대부분을 보존하는 셈이다.

전자파 간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특징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자동차 안에 탑재한 전자 장비들이 잘못 작동하면서 안전 사고가 일어날 위험을 방지했다. 공진 회로 기술을 접목해 특정한 파형을 갖춘 전자기파만 잡아낸 덕분이다.

◇투자사 평가 : 세계 첫 상용화 기술력, 친환경차 진입 업체 공략 유리

이지트로닉스에 베팅한 벤처캐피탈들로 KB인베스트먼트, BNK벤처투자, 인터밸류파트너스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지금까지 80억원을 투입하며 회사가 전기차 부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실어줬다.

투자사들은 업체가 컨버터와 인버터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한 사실에 기대를 걸었다. 일찌감치 현대차를 시작으로 국내·외 고객사를 다져온 만큼 실적의 우상향은 필연적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2015년 34억원이던 매출은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 180억원을 달성했다.

도승환 BNK벤처투자 대표는 "전기차·수소차 부품 가운데 컨버터와 인버터에 관한 전문적 기술을 갖춘 업체가 그리 많지 않다"며 "이지트로닉스는 전 세계 업체 가운데 첫 부품 상용화를 이뤄냈기 때문에 친환경차 시장에 진입하는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양산하는 전기 버스와 청소차,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트럭 등 상용 자동차에 자사 제품을 공급 중이다. 2018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도 공을 올렸다. 투 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행보가 호평을 받았다.

공공 수요의 비중이 많은 유럽과 북미 권역을 타깃으로 대형 차량에 특화한 제품을 선보였다. 터키의 '보잔카야(Bozankaya)'나 폴란드의 'WB그룹' 등이 이지트로닉스와 손을 잡았다. 반면 민간을 중심으로 친환경 차량 보급이 이어지는 인도 시장에는 모터사이클 등 소형 차량을 겨냥한 부품을 납품했다.

물량 주문이 이어지는 추세를 감안해 공장을 확장키로 계획을 세웠다. 내년부터 경기도 화성 동탄에 지어진 새 생산 시설을 가동한다.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의 2배 수준인 30만개까지 불어난다.

투자사들은 전기차 보급이 꾸준히 확산하는 흐름에 기대를 걸었다. 공공 부문의 지원과 민간 생태계의 기술 진전이 한몫했다. 이지트로닉스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채비에 나선 행보 역시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기존의 파트너 업체와 협력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다질 수 있다고 여겼다.

이지트로닉스는 자동차가 소비하는 전력량을 추적하는 데 사활을 건다. 일명 '부하 트래킹(tracking)' 기술을 갖추는 게 중·장기 연구 목표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소비 전력량을 산출하면 배터리와 전기차의 전력변환장치, 충전기 등의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전지와 DC·DC 컨버터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구상을 세웠다.

도 대표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20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꽃 피면 차량업계 부품 생태계의 급격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지트로닉스가 10년 가까이 R&D와 영업에 힘써온 만큼 세계의 어느 업체와 경쟁해도 충분히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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