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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엑시트 프리뷰]세컨더리 거래 이뤄질까…관건은 추가 성장 여부④'해저케이블·구리선 생산 다변화·부품 경량화'에 주목

노아름 기자공개 2020-12-09 08:11:44

[편집자주]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토종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로 차근차근 성장한 IMM PE는 올초 태림포장 엑시트를 통해 대형 바이아웃 펀드로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또다른 포트폴리오 대한전선 매각이라는 숙제를 앞두고 있다. IMM PE는 엑시트 난이도가 상당한 대한전선을 온전히 떠나보낼 수 있을까. 더벨은 대한전선 M&A의 의미와 딜 성사 가능성 등을 총 5편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의 원매자로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동종업계 전략적투자자(SI)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지만 재무적투자자(FI)에게 매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전선업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과 세컨더리 펀드를 보유한 FI라면 대한전선에 군침을 흘릴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발상은 대한전선의 추가적인 밸류업과 그로인한 기업가치 상승의 가능성이 충분해야 한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어야 한다. 시장에서는 △신사업 투자 △구리선 생산방식 변화 △경량화 기술력 제고 등 그간 대한전선이 진출하지 않았던 시장에서도 사업 확장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들어 세컨더리 거래도 열어놓는 분위기다.

◇FI 매력 느낄 투자 포인트는…전력용 해저케이블 주목

시장에서는 대한전선 인수전에 전략적투자자(SI)의 응찰 이외에도 SI-FI 컨소시엄 구성 혹은 FI의 인수전 참전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 경우에는 FI 유인책이 될 만한 요소가 필요할 수밖에 없지만, 대한전선 사정에 밝은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신규사업자가 청사진을 그려볼 여지가 있다고 바라본다.

우선 언급되는 부분은 투자를 통한 전력용 해저케이블 생산 확대다. 전력용 해저케이블은 설치 장소에 따라 △Interconnection(육지 또는 Grid 간 연결용) △Export Cable(EXC·해상 풍력발전용 외부전력망) △Inter-array Cable(IAC·해상 풍력터빈 간 연결용 내부전력망) 등으로 나뉜다. 투자비와 진입장벽 등을 감안해 대한전선이 공략해 볼만한 영역이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IAC)로 꼽힌다.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IAC)은 풍력터빈과 풍력터빈 사이, 풍력터빈과 해상변전소를 연결하는데 사용되고, 외부전력망 해저케이블(EXC)에 비해 길이가 짧고 가볍다. 반면 외부전력망 케이블은 해상변전소와 육상변전소를 연결하기 위해 사용돼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보다 길이가 길고 무겁다. 심해에 설치되는 해상풍력단지용 외부전력망 등 해저케이블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로는 이탈리아 프리즈미안(Prysmian), 스위스 ABB, 프랑스 넥상스(Nexans), 우리나라 LS전선 등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RU에 따르면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규모는 2020년 2조6690억원에서 2025년 5조1087억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만 하더라도 내년 1050억원으로 예상되는 해저케이블 시장규모는 신안~우이(2023년), 서남해 2차(2024년) 등 해상풍력발전 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 1조5021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수주처 확보를 위한 설비확충 등 사전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동해공장에 해저케이블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LS전선은 가동시간 기준 지난해 해저케이블 가동률이 65%로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2공장 준공 등 해저케이블 설비를 확보해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나섰다. 같은 기간 LS전선의 특수케이블·권선 등 산업용 전선과 고압·초고압케이블 등 전력선 사업부문의 가동률은 80%~90%로 나타났다.

투자업계에서는 대한전선이 임해공장 투자를 통해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 시장에 진출해볼 여지가 있다고 바라본다.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은 해안으로부터 거리가 멀지않고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연안에 설치된다. 대한전선 역시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 제품의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시장에서는 약 200억원~300억원 상당의 초기 투자가 이뤄진다면 매출에 실질적 기여가 가능한 수준으로 발돋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구체적으로는 대한전선은 오는 2025년 해당 시장에서 1020억원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5년간(2021년~2025년) 누적매출 예상액은 2289억원 상당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은 시장규모나 활용도 면에서 해상 풍력발전용 외부전력망이나 대륙 간 해저케이블보다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2020년 세계 내부전력망 해저케이블 시장규모는 대륙 간 해저케이블의 약 79% 수준이다. 이외에 근연안에 설치되는 해저케이블의 경우 파력 또는 파랑에너지로 인해 설비가 전도되거나 기존 위치에서 이탈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한 보호장비가 부가적으로 필요하는 지적도 있다.

(출처: CRU 원자재 시장동향 보고서)

◇경량화 기술력 제고…수익성·경쟁력 확보 여지 다양

한편 구리선 생산방식 변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경량화 기술을 고도화해 자율주행시장 공략을 노려볼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대한전선을 비롯한 국내 종합전선회사가 생활용·산업용 전력공급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 및 자동차·항공·선박 등 각종 기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에 인수 주체가 그려볼 수 있는 청사진이라는 게 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전선재료인 동선 생산방식은 전기동 순도에 따라 SCR과 JCR로 나뉜다. 주요 전선기업들은 동 함량 99.99% 이상의 전기동을 원재료로 사용한 SCR 방식으로 통신선과 전기선을 생산한다. SCR은 최고등급으로 꼽혀 규모가 큰 전선업체들이 생산하고, 전기동과 스크랩을 혼합하는 JCR 방식은 주로 매출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전선업체들의 생산방식으로 알려졌다. 다만 순도 면에서는 두 방식이 소수점 아래 세 자리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한전선이 구리선 생산방식에 JCR을 병행할 경우 수익성이 보다 개선될 수 있다는 진단이 있다.

이외에 고도화 된 합금기술이 적용된 신소재 활용도를 높여 부품 소형화·경량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볼 여지가 있다고 내다보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운송수단의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더 효율적이고 가벼운 부품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LS전선은 구리 망간 등 금속원소를 알루미늄에 배합해 고강도 알루미늄 신소재를 개발, 차량용 에어컨 등에 사용되는 부품 소형화·경량화에 도움을 받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AMR에 따르면 자율주행자동차 시장규모는 2019년 542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5560억달러규모로 약 1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39.47%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항공·선박 등 또한 종합전선회사가 매출 확대를 기대해 볼만한 산업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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