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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상장사 분석]'실탄 장전' 비나텍, 연료전지 신사업 숨 고르기부지 선정 작업 장기화 "200억 예치금 안정 운용 후 내년 착공"

방글아 기자공개 2020-12-07 08:15:44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존 산업구조가 대대적인 전환기를 맞으면서 차기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기업가치가 높은 코스피 상장사 대신 성장성이 기대되는 코스닥 상장사, 특히 바이오·정보기술(IT) 업종 위주로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유망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장된 코넥스 시장에는 높은 투자 허들로 인해 이 같은 열기가 닿지 않아 기업가치 제고를 꾀하는 기업들의 이전 상장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더벨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의 재무구조, 사업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 캐퍼시터 전문업체 '비나텍'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대규모 실탄을 마련했지만 신사업 투자에 대해선 속도 조절에 나섰다. 자산 규모가 두 배가량 커졌지만 유입된 현금 대부분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 부품 생산기지 선정 작업을 마칠 때까지 안정적인 자금 운용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나텍은 1999년 성도경 대표가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에너지 저장장치 제조·판매 기업이다. 경기대 산업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에서 수입업자로 일하던 성 대표는 캐퍼시티 시장 성장성에 베팅해 2003년 비나텍을 유통업체에서 슈퍼 캐퍼시티 전문 제조·개발업체로 변신시켰다.

이후 3개 굵직한 마일스톤을 거쳐 비나텍은 현재 자산 831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11년 전주공장 준공과 함께 전라북도 전주 본사 이전, 2017년 베트남 생산법인 준공이 주효한 성장 밑거름이 됐다. 이어 올해 9월 코스닥 이전 상장이 세 번째 마일스톤이다.

비나텍은 첫 대규모 투자였던 전주공장 준공 당시 재무적 어려움이 뒤따랐다. 230억원의 목돈을 투자해 외형은 커졌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2013년 적자를 기록했다. 베트남 진출 당시엔 사정이 나았지만 당초 구상한 10억원 규모 임대 공장 투자 계획이 자가 공장 운영 계획으로 바뀌면서 추가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200억원을 수혈하는 코스닥 이전 상장을 단행해 규모화를 꾀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에서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비나텍은 198억원의 유동성을 확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당장 생산캐파 증설 등에 쓸 수 있는 자금 유입으로 자산총계가 작년 말 대비 1.8배 수준인 831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후 재무상태 윤곽이 처음 드러난 올해 3분기 보고서를 보면, 비나텍의 재무 전략을 알 수 있다. 비나텍은 유입 자금 대부분을 단기금융상품으로 예치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까지 5000만원에 불과했던 이 계정이 208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은 수익 추구가 목적이되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예적금형 금융상품이다.


증자 당시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에 쓸 것으로 예고한 뒤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첫 주요 집행처가 될 국내 연료전지 시설 투자 부지 선정 작업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비나텍은 30억원 투자를 예고한 이 시설 부지를 놓고 본사가 위치한 전북 전주 외 완주군과 세종시 등 3개 지역을 검토 중이다.

비나텍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 중이어서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투자금 집행에서도 단순 내부자금 사용부터 추가 차입과 같은 유리한 금융상품 활용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금융상품의 경우 안전성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현금성자산을 예치했다"며 "가급적 올해 안에 부지 선정을 마치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착공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나텍은 글로벌 슈퍼 캐퍼시티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40여개 기업이 실질적 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단위에서 경쟁하며 매출의 90%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에 신주대금은 신사업인 수소 연료전지 핵심 부품 양산 체계 구축에 집중 사용할 계획이다. '지지체→촉매→막전극접합체(MEA)'로 이어지는 가치 사슬을 패키지화해 다양한 용도의 수소 연료전지 스택에 일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상반기 이 투자 집행이 본격화하면 영업활동에 직결되는 유·무형자산 증가로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럽 시장에서 부침을 겪으면서 슈퍼 캐퍼시터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일부 악화했다.

다만 신사업 부문에선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도 배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비나텍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코로나19 국면에도 (작년과 비교해) 올해 두 배 이상 성장했다"며 "내년에도 글로벌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기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으로 탄탄해진 재무 체력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북 탄소기업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지자체 등 정부 지원이 주요한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서 실질적 도움을 얻고 있다. 실제 전주시로부터 국고보조금 형태로 담보 대출을 받으며 사실상 신용등급 개선 효과를 얻었다. 전주시가 비나텍 자산에 설정한 담보금은 59억원 수준이다.

상장 후 변화한 자산 구성 면면을 살펴보면 유동자산이 작년 말 대비 173.2% 증가한 5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27.0% 증가한 250억원, 비유동부채가는75.0% 늘어난 141억원을 기록했다.

비나텍은 내년도부터 예고한 투자 활동을 본격 진행한단 방침이다. 비나텍 관계자는 "매출액 증가세를 감안해서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1~2%포인트 남짓 높이려고 하고 있다"며 "특히 수소 연료전지 분야 연구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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