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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깬' 에스넷 첫 CB [thebell note]

방글아 기자공개 2021-01-04 07:55:22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B 발행 소식은 통상 악재다. 소수 기관투자자의 전유물 격인 좋은 투자 상품이어서다.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어 리스크는 낮지만 리턴이 크다. 투자자에게 유리한 만큼 반대급부인 기업에겐 불리하다. 그럼에도 CB를 발행한다는 건 자금 조달에 뚜렷한 차선책이 없다는 시그널이다.

이 때문에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CB는 받지 않는다는 상장사들도 적잖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편견을 깬 기업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넷이다. 지난달 처음으로 CB를 발행했다. 순부채비율이 마이너스일 정도로 우량한 기업이 CB를 발행한다니 의아해 찾아 봤다.

조건이 남달랐다. 쉽게 말해 에스넷에 매우 유리했다. 표면과 만기 이자 모두 0%에 주당 전환가는 7183원. 발행 직전일 종가(6950원)에서 할증된 수준에 전환가가 책정됐다. 여기에 이자율 1%대 콜옵션 조항까지 달렸다. 용처도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한 운영자금. 코스닥 역사상 수년의 기록을 뒤져봐도 찾아보기 어려운 기업 우호적(friendly) 조건이다.

그런데도 이 CB에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내로라 할 기관들을 포함 총 9개 기관이 2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공동 신탁업자까지 포함하면 13개사로, 투자사별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40억원을 베팅했다.

편견을 깬 에스넷의 1호 CB는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줬다. CB를 통해 발행사의 옥석 가리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CB 발행 직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주가 하락도 없었다. 해당 사실이 공시된 당일 에스넷 주가는 전일대비 0.43% 오른 69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에도 일부 소폭의 등락은 있었지만 CB 영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장 분위기에 따라 낮게는 6570원에서 높게는 71580원까지 오르내림을 보였다.

에스넷 첫 CB에선 자신감이 읽힌다. 실제 최근 보이고 있는 행보를 보면 이 자신감에 수긍이 간다. 올초 창업주 박효대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빠른 속도로 몸집이 불고 있다. 4년만에 돌아온 박 회장이 신사업들을 통해 3년 내 매출 1조 클럽에 입성시키겠단 포부를 밝힌 이후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사업 기대감도 좋다. 올해 코로나19로 지연된 대형 프로젝트들이 4분기 이후 하나둘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에스넷은 이번 CB 발행으로 마련한 돈을 이러한 프로젝트 수주에 대비해 쓸 계획이다. 격식을 깬 1호 CB만큼이나 에스넷이 사업적으로도 파격을 이룰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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