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민의 Money-Flix]<코로노믹스> 혹은 지금 우리에게 던져진 거대한 질문팬데믹이 만들어낸 불평등 심화 해결 방안을 다룬 3부작 다큐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공개 2021-01-15 14:55:51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익공유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정치·경제적 입장에 따라 아주 첨예하게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부유세’나 '특별재난 연대세' 등의 이름으로 아예 법제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반대편에서는 ‘반시장적 발상’이라며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것이 허울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강요라는 주장이 나온다.사상 초유의 팬데믹으로 실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라 이런 논란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자본주의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조차 유사한 논란이 진행 중이다. 곧 들어설 바이든 정부는 이미 어떤 형태로든 증세 기조를 가져갈 것이라고 천명해 놓은 상태로, 그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곧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이런 전지구적 상황을 거시적인 시각에서 다룬 KBS의 3부작 다큐멘터리 <코로노믹스>가 연초 방영되어 눈길을 끌었다. 1부 <불안한 세계>는 코로나19가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장을, 2부 <위험한 질서>는 그런 상황에서 국가와 기업들의 역할을, 그리고 3부 <회복의 시대>는 팬데믹 이후에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 내용이었다.
놀라운 것은 팬데믹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미국, 태국, 독일, 스웨덴, 중국, 브라질 등 세계 곳곳의 현장을 직접 취재하여 제작됐다는 것이다. 그간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장면과 정보들로 가득 차 있는 이유다. 생생하게 포착된 각국의 시위 현장이나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의 팍팍한 삶의 모습들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더욱 직시하게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의 아마존 물류센터 관련 시위의 현장, 코로나19의 발원지였던 중국 우한의 현재 상황 그리고 팬데믹에 다른 방식으로 대응해 온 스웨덴의 현황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각국 시민들은 물론 전세계 전문가의 인터뷰들이 더해져 시청자가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다큐는 최종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던진다. 팬데믹의 과정에서 악화되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방법을,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을 ‘수리’해서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수리의 주체로 정부, 기업 그리고 시민 스스로를 지목하면서, 재정의 과감한 투입, 이익의 공유 그리고 사회적 연대를 제안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다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거시적으로는 그러한 ‘수리’의 필요성에 동의할 수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온통 지뢰밭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큐에서 다룬 미국 뉴욕주 의회의 ‘10억 달러 이상 보유자산에 대한 세금 부과 추진’ 사례만 해도 단기간에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져 제도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노믹스>는 유동성이 폭발하고 자산가치가 폭등하는 가운데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시청할만한 가치가 있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의 도출이 어렵더라도 사회구성원 다수가 문제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것을 치유해야 한다는 방향에 동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 지출의 확대, 기본 소득의 도입, 지역 공동체의 강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등에 대한 고민이,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 비트코인이 하나에 5000만원 그리고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 가격 1억이 되는지 여부보다 절대 대다수에게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찾아올 다음 팬데믹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개개인들의 행복이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에 달렸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고 공정하며 공통의 문제 앞에서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은 더 나아지고 우리 사회도 더 나아질 테니까요. 이것이 이번 팬데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근본적인 교훈입니다” – <코로노믹스> 3편에서 제프리 삭스 교수.
- KBS 신년특별기획 <코로노믹스> 3부작 연속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LVyKaJ6bN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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