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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신사업 지도]호반건설, 활발한 M&A…레저부터 스타트업까지'리조트·농산물 도매·금거래소' 등 인수…주택시장 포화 준비

이정완 기자공개 2021-01-20 10:25:25

[편집자주]

수년전만 해도 건설사의 신사업 찾기 노력은 '빈말'에 그쳤다. 업황 침체기에만 반짝 등장했다가 본업이 회복되면 수그러들기 일쑤였다. 본업에서 영광이 재현되길 어렵다는 것을 느낀 걸까. 최근 건설사의 움직임은 확실히 달라졌다. 신설 조직을 세우고 신사업 매출을 따로 명시하는 곳까지 생겼다. 현금 보유고가 최대로 늘어난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한 건설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14: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의 신사업 전략은 M&A(인수합병)로 설명할 수 있다. 주택 사업을 통해 번 돈을 레저·유통업에 투자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신사업 다각화는 주택 사업 성장 둔화세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란 평가다.

최근에는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사장이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에도 앞장서고 있다. 호반건설 신사업은 김 회장 자녀가 이끌거나 최대주주인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특징도 있다.

호반건설이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M&A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였다. 1989년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설립된 호반건설은 지방 주택 공급을 중심으로 회사를 키웠다. 2019년 처음으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오르며 10대 건설사 반열에 올랐다.

호반건설은 2000년대 초반 스카이밸리CC를 인수하고 2010년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를 인수하며 골프장을 중심으로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건설업에서 본격적인 사세 확장을 위해 2015년 우방이앤씨, 2016년 울트라건설을 사들였다. 호반산업을 통해 인수한 울트라건설은 터널, 도로 등에서 기술력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히던 토목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호반건설은 이후 본업인 주택 사업에서 승승장구하며 실적을 키워갔다. 2010년대 중반 영업이익 1000억원 내외를 오가던 회사 실적은 2019년 영업이익 2000억원 후반을 기록하며 수익성 기조를 탄탄히 했다. 꾸준한 실적을 이어온 덕에 2015년 3031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2016년 5000억원을 돌파하더니 2019년 9500억원까지 증가했다. 2018년 말 계열사 호반(옛 호반건설주택)과 합병하며 현금성자산이 더 크게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유통과 레저 사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호반건설 내부적으로는 주택 사업에서 영원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신사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주택 사업은 수도권 신도시 개발 등이 활발하던 대규모 택지 공급 시대에는 호황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이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부족해져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호반건설은 2018년 2500억원에 리솜리조트를 인수한 뒤 호반호텔앤리조트로 사명을 바꿔달았다. 이후 2019년 H1클럽(옛 덕평CC), 서서울CC 등을 인수하며 종합레저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 확장을 위해선 호반프라퍼티를 활용하고 있다. 호반프라퍼티는 김 회장 장녀인 김윤혜 부사장이 최대주주(지분율 30.97%)를 맡고 있는 회사로 2019년 농산물유통법인 대아청과 지분 51%를 288억원에 매입하며 농산물 유통 사업에 진출했다. 호반프라퍼티는 2019년 말 삼성금거래소 지분 43%를 223억원 가량에 사들이며 금과 은, 보석류 등을 유통하는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삼성금거래소는 연 매출 1조원이 넘고 대아청과도 연 매출 2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기대하게 만드는 자회사다.

레저와 유통업이 빠른 사업화를 위한 투자였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김 회장 장남인 김대헌 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이 주도해 세운 플랜에이치벤처스는 벤처투자 생태계 앞단에 있는 극초기기업을 대상으로 타깃으로 기존 건설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투자 기업을 발굴한다.

플랜에이치벤처스는 인공지능 기반 건축설계 소프트웨어기업 '텐일레븐', 아파트시장 분석 서비스 '지인플러스', 가상현실 실내 건축 디자인 솔루션 '에이디' 등 다수의 프롭테크 및 디지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플랜에이치벤처스 포트폴리오(출처=플랜에이치벤처스)

다만 호반건설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다보니 시장에 기업 매물이 나올 때마다 기대를 받는다는 점은 회사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호반건설은 항공사, 건설사, 리조트 등 이른바 대형 M&A 매물이 나오면 언제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말 저비용 항공사 이스타항공 인수설이 불거졌을 때 이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업계 전반에는 외부 시선과 무관하게 호반건설이 M&A를 통한 신사업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시선과 달리 호반건설은 회사에 부담이 되는 빅딜을 진행하기보다 회사가 가진 사업 경험 및 재무 역량 등과 결합했을 때 시너지가 기대되는 기업을 인수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갑작스러운 체질 개선보다는 점진적인 흐름으로 주택 시장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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