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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LP 첫 형사 분쟁]'마유크림' 비앤비코리아 놓고 4년간 법리다툼 결과는①SK증권·워터브릿지 등 GP 최종 승소, 법원 "악의적 행위 아닌 한 형사처벌 대상 미해당"

이명관 기자공개 2021-02-15 07:49:28

[편집자주]

투자시장에서 LP가 GP에게 투자실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빈번하다. 대부분 민사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최근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사기죄'를 적용해 형사소송을 제기한 첫 번째 사례의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GP의 손을 들어줬다. 더벨은 이례적인 소송 과정을 들여다보며 앞으로 투자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분석해 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3: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시장에는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정책자금은 물론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 투자자 자금이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탈(VC) 등으로 유입되고 있다. 투자도 활발하다. 이때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을 GP(무한책임사원)라 하고, 흔히 '쩐주'라 불리는 기관 투자자는 LP(유한책임사원)로 불린다.

GP는 성과보수 시스템이 적용되는 만큼 선관주의 의무에 따라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렇다고 모든 투자가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다. 때론 세 자릿수에 이르는 대박 수익률을 거두기도 하지만 반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둬들일 때도 있다.

후자의 경우 LP는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유책사유가 있다고 여겨질 경우 송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런데 처음으로 형사사건으로 이어진 사례가 등장했다. '마유크림'으로 알려진 비앤비코리아 투자사례다. LP가 비앤비코리아에 투자한 GP를 상대로 형사고발을 진행했다.

해당 사건은 곧바로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송사 결과에 따라 GP의 활동 반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4년여에 걸친 치열한 법리다툼의 결과가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비앤비코리아 투자 손실과 관련 LP가 GP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의 최종 결과가 나왔다. 1심과 2심 모두 재판부가 GP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LP는 고심 끝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GP의 최종 승리로 법정다툼이 마무리됐다.

◇2015년 투자 후 이듬해 '어닝쇼크'

비앤비코리아에 투자한 사모펀드는 SK증권 PE와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공동 GP로 2015년 7월 설립한 '워터브릿지에스케이에스PEF'다. 해당 펀드는 화장품 생산업체인 비앤비코리아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인수가격은 1200억원이었다. SK증권 PE와 워터브릿지파트너스는 870억원을 펀드를 통해 모았고 나머지 400억원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당시 펀드의 LP로 참여한 기관은 산은캐피탈,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애큐온캐피탈, 유진저축은행, BNW인베스트먼트, 호반건설, 리노스, 유한회사 태석 등이었다.

비앤비코리아의 주력 상품은 '마유크림'이었다. 마유크림은 한 방송사 뷰티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3년 개발된 마유크림은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실적도 덩달아 상승했다. 2015년에는 실적 성장세가 100%를 넘어섰다. 2014년 247억원이었던 매출은 2015년 504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이익도 101억원에서 213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투자자들의 관심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2015년 7월 SK증권 PE와 워터브릿지파트너스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들 GP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회수를 고려했다. 당시 성장세라면 충분히 원하는 수준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 계획은 수포도 돌아갔다. 이듬해 곧바로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은 104억원, 영업손실 48억원으로 실망스러웠고 이후로도 비앤비코리아는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실적 하락세는 예기치 못한 대외 변수 탓이었다. 핵심 매출처인 중국에서 사드 보복이 이어지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비앤비코리아도 예외 없이 이에 휩쓸렸다. 결과적으로 이곳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인 꼴이 됐다.

여기에 주요 발주처였던 클레어스코리아와의 계약도 종결됐다. 클레어스코리아가 자체 생산공장을 만들어 직접 생산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비앤비코리아는 OEM 업체로 브랜드 고객사는 클레어스코리아였다.

◇LP, GP 선관주의 의무 위반 주장

비앤비코리아의 기업가치는 투자했을 때와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사모펀드가 투자시 가치 책정 수단으로 삼는 현금창출력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2015년 말 기준 상각전 영엽이익(EBITDA, 에비타)은 218억원이었다. 그런데 2016년 마이너스(-) 34억원을 기록하더니 이후 줄곧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나갔다. 사실상 투자금을 회수하기 힘든 상황에 내몰렸다.

GP커밋 형태로 투자한 SK증권 PE는 45억원 중 40억원을 손상처리했다. 하나금융투자와 미래에세대우도 각각 34억원, 10억원씩을 선제적 손실로 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50억원 전액 손실 처리했다.


적잖은 손실을 보게 된 상황에서 LP가 칼을 빼들었다.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해 애큐온캐피탈, 유진저축은행, 호반건설, 리노스 등이 GP를 대상으로 사기죄로 형사고소를 했다. 그간 LP가 GP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형사소송을 제기한 적은 없었다. 물론 이와 함께 1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LP는 GP가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GP가 악의적으로 투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해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관주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로 채무자의 직업과 그가 속하는 사회적·경제적 지위 등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를 다 하는 의무다.

LP는 비앤비코리아의 실적감소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GP가 투자대상 기업의 실적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투자 당시 고객사인 클레어코리아가 자체 생산공장을 신축 중이었다. LP는 클레어스코리아가 비앤비코리아를 배제하고 자체적으로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사전에 GP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LP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모펀드의 GP가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은폐하는 등의 행위에 이르지 않는 한, 일부 고지의무가 있는 사실관계 하에서 판단의 잘못으로 투자가 실패로 귀결된다고 하더라도 민사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별론으로, 적어도 형사처벌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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