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콜옵션에 장동복 예스티 회장 웃음꽃 '활짝' 200억 규모 3회차 CB 40% 재매입, 투자유치 맞물려 지배력 강화·자산증식 효과
조영갑 기자공개 2021-02-16 09:27:1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업계의 주목을 받는 장동복 예스티 회장(사진)의 전환사채(CB) 활용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19년 발행 당시 40% 수준으로 설정한 콜옵션이 SK㈜ 투자 유치와 맞물리면서 장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자산증식에 요긴하게 활용됐다는 평가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장 회장은 2019년 3월 예스티가 발행한 3회차 CB의 콜옵션을 행사해 80억원 어치 물량(40%)에 해당하는 103만3057주의 사채권을 인수했다.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장 회장의 예스티 지분율은 기존 24.35%에서 28.6%로 상승한다.
예스티는 당시 원자재 조달 및 생산능력(CAPA) 확장을 위해 2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사채만기일은 2024년 3월 7일, 주당 전환가액은 1만87원이었다. 이는 총발행주식 수의 15.18%(198만주)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 과정에서 오버행(대량출회) 리스크를 대비해 장 회장 1인을 특정한 콜옵션 40%를 설정했다. 지난 7일 청구가능 구간에 돌입하면서 장 회장은 지체 없이 콜옵션을 행사했다.
업계 일각에선 콜옵션 설정을 '묘수'로 평가하고 있다. 2018년 예스파워의 인수에서부터 CB 발행-외부투자 유치-콜옵션 행사 등의 시나리오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장 회장의 이익이 극대화되고 있어서다. 장 회장 역시 '천재일우'를 맞아 발빠른 행보로 시장의 기대감에 응답하고 있다.
앞서 SK㈜는 지난 1월28일 예스파워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68억원을 투자, 33.6%의 지분을 확보했다. SiC(실리콘카바이드)전력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예스파워와 글로벌 톱티어 IDM(종합반도체사) SK하이닉스의 협업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웨이퍼 열처리 장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예스티의 기업가치 역시 단번에 상승했다.
장 회장은 투자유치 직후 보유하고 있던 예스파워 주식 일부(3만주)를 예스티에 양도하면서 예스파워 최대주주에서 내려왔다. 장 회장의 예스파워 지분은 37.2%에서 31.75%로 하락했다. 반면 예스티는 예스파워 지분율을 28.7%에서 34.2%로 높이면서 새롭게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장 회장은 현금 30억원가량을 챙겼다.
이 현금은 CB 매입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8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거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장 회장의 예스티 지분율은 28.6%로 상승했다.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모회사 지분 확대에 동원하면서 예스티를 축으로 한 지배력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장 회장→예스티→예스파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예스티와 예스파워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장 회장은 자산증식에도 성공했다. 장 회장이 매입한 CB는 지난해 3월과 6월 주가하락으로 두 차례 리픽싱을 거쳤다. 전환가액은 주당 1만87원에서 7744원까지 낮아졌다. 확보할 수 있는 신주도 79만주에서 103만주로 증가했다.
현재 예스티 주가(8일 종가)는 1만4350원까지 상승했다. 고스란히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7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기업집단의 축이 될 예스티의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지분 매각의 가능성은 작다.
대신 예스파워 지분을 활용한 자산유동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장 회장은 예스파워 3대주주지만 31.75%(15만4000주)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가 책정한 예스파워 주당 평가액 11만2500원가량을 대입하면 장 회장의 예스파워 지분가치는 최소 173억원에 이른다. 2018년 지분 취득 당시인 주당 5만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예스파워가 투자금을 바탕으로 SiC 전력반도체 사업에서 빠르게 성과를 낼 경우 무상증자에 이은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이 경우 장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활용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예스티 관계자는 “이번 콜옵션 행사는 예스티를 포함해 예스파워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에 알리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동시에 그동안 제기돼 온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고, 기업집단 내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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