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스닥 주총 돋보기]유아이엘, 4년만에 사외이사 교체 나선 이유는학계·금융·법조 등 폭넓은 풀 활용, 작년 디오스텍 인수 무산 영향 거론

방글아 기자공개 2021-02-17 08:02:2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 2000억원대 휴대폰부품 전문기업 유아이엘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들을 4년만에 대거 교체한다. 비슷한 규모에서는 흔치 않게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기존 은행과 사내 인물 중심에서 학계와 증권가 등으로 폭넓게 이사진을 구성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선 작년 추진한 디오스텍 인수가 무산되자 경영진을 감독하는 이사회 물갈이를 통해 쇄신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존 이사진은 유아이엘이 현재 오너(박찬화 회장) 체제에 들어선 2017년 선임돼 한차례 재선임된 인물들이다.


유아이엘은 다음달 19일 주총을 소집하고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해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눈에 띄는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비슷한 규모의 코스닥 기업들 가운데 이례적으로 감사위를 운영하면서 3명을 신규 선임해 감사위원직을 맡기기로 했다. 2018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박광우 법률사무소 담영 변호사에게도 같은 보직을 맡겨 4명의 사외이사 모두 감사위원을 겸직하게 됐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은 감사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코스닥 기업 가운데 감사위를 운영 중인 곳은 전체의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대부분도 자산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아이엘의 경우 자산총액이 의무 설치 기준의 10분의 1 수준인 2000억원대다.

유아이엘이 감사위를 도입한 건 대기업집단 동국제강이 최대주주로 있던 2004년이다. 동국제강은 전신인 DK유아이엘 자산 규모가 당시 1000억원을 돌파하자 상법상 자산 1000억원 이상 상장사에 주어지는 감사 선임 의무를 자발적으로 강화·수용해 감사위를 선제 도입했다.

2016년 말 박찬화 회장으로 경영권 손바뀜이 발생해 폐지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유지를 선택하는 대신 상당한 운영비를 감수해야 하는 구성원 부문에서 회사 전략에 맞게 일부 수정했다. 그 결과, 검찰과 국세청 등 전관 위주로 구성돼 있던 사외이사진을 재무통으로 바꿨다.

박 회장 체제 유아이엘의 사외이사진은 DK유아이엘 전무 출신 나정곤 이사 외 한국은행 출신인 정이모·신동욱 이사다. 이들은 첫 임기 만료를 맞은 2019년 주총에서 재선임돼 현재까지 보직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재선임 가능성은 사라졌다. 신규 후보자들의 선임 안건이 상정됐기 때문이다. 한정호 연세대 약학대학원 객원교수, 조정환 울회생법원 위촉 회생기업 구조조정임원(CRO), 백종대 전 SK증권 IB 비즈 본부장 등 3인이다. 이들은 감사위원도 겸직하게 됐다. 사외이사 임기가 1년 남은 부장검사 출신 박 변호사에게도 같은 보직을 맡겼다.

사외이사진 전면 교체와 감사위 보강을 단행한 것으로, 사내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한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배경에 박 회장이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인수·합병(M&A)이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은 100% 지분을 지닌 비상장사 케이티씨를 통해 '유아이엘홀딩스(36.72%)→유아이엘'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그룹에서 경영권을 발휘하고 있다. 유아이엘을 비롯한 계열사 경영 일체에서 물러나 있지만 후방에서 중장기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 유아이엘홀딩스의 2016년 유아이엘 인수 당시 박 회장 개인회사인 케이티씨가 인수한 유아이엘 교환사채가 활용됐다. 교환사채 권한을 행사하면서 박 회장이 유아이엘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섰다.

유아이엘은 이어 작년 10월 공개적으로 전략적 투자자(SI) 유치에 나선 디오스텍 M&A를 추진해 주목받았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예상과 달리 인수 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고 판단, 결국 딜을 무산시켰다.

여기에 유아이엘이 작년 경영 악화로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활로 모색이 필요한 상태다. 이번 이사진 변경이 M&A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유아이엘 관계자는 "신규 사업 유치를 통한 매출 다각화를 위해 대외적으로 신규 M&A 건들을 발굴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감사위는 이전부터 운영해오던 부분이며 이사회의 결정 사안"이라며 확대 해석을 삼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