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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LG전자]삼성·LG, 같은 전자 다른 위원회⑤보상위·내부거래위 없고 안건별로 주요 임원 의결권 제한

김혜란 기자공개 2021-02-26 07: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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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07: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 이사회 내에는 3개 위원회가 있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가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외에 추가로 경영위원회를 두고 있다. LG전자와 함께 국내 전자업계 '투톱'을 이루는 삼성전자가 이사회에 6개 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LG전자의 경우 의사결정 신속성에 더 초점을 뒀기 때문에 이사회를 단출하게 유지해왔다. 이사 보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등 이슈도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사회 안건으로 처리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이사회에서는 '2020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총액한도 승인의 건'과 '계열사 등과의 자기거래 승인의 건', '계열사와의 상품 용역 거래 승인의 건' 등을 처리했다.

이들 안건에선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기타비상무이사 권영수 ㈜부회장의 의결권이 제한됐다.

지난해 3월 이사회에서 가결된 '집행임원 특별상여금 지급 승인의 건'의 경우 사내이사인 권봉석 사장과 배두용 부사장의 의결권이 배제됐다.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 중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해선 표결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사회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2019년에도 LG전자 이사회에서는 '집행임원 특별상여금 지급재원 승인의 건'을 사내이사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LG상표 사용계약 갱신 승인', 'LG트윈타워 임대차 계약 갱신 승인' 등 그룹 계열사가 얽힌 문제에 대해선 권 부회장을 빼고 표결에 부쳐 가결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사회 내부에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에선 내부거래위원회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현황을 보고 받고, 50억원 이상 대규모 내부거래는 사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9월말까지 내부거래위원회의 활동 내역을 보면 '삼성SDI㈜와의 임대차 계약 체결의 건' 등 대규모 내부거래 등을 사전 심의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세 명의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어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사보수 한도 심의' 등은 사외이사 세 명으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먼저 다룬 뒤 전체 이사회 표결에 부쳤다.
LG전자 이사회 관련 조직도(출처:LG전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사내이사가 주축이 된 경영위원회 활동에서도 두 기업은 차이를 보인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똑같이 총 7차례 이사회를 열었다. 다만 같은 기간 LG전자는 경영위원회를 13회, 삼성전자는 8차례 열었다.

LG전자는 이사회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전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하지 않은 사안은 경영위원회에 위임하도록 하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권 사장과 CFO 배 부사장, ㈜LG 권 부회장(기타비상무이사)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도 LG전자와 마찬가지로 경영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현재 5명의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다.

경영위원회의 역할에서도 두 기업은 차이를 보인다. LG전자는 차입과 회사채, CP(기업어음) 발행, 여신거래한도 약정 체결·연장 등의 안건을 주로 다뤘다. 삼성전자 경영위원회의 경우 '라이선스 계약 체결의 건', '메모리 투자의 건', '해외법인 매각의 건' 등 투자나 계약 등 사업 계획 등을 주로 논의한다.

LG의 경우 삼성과 달리 지주사체제이기 때문에 지주사 체제의 효율성과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구성을 최소화하고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중시한다.

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고, 두 회사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체제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배구조 평가기관의 경우 의사결정의 정밀도와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의 위원회를 두는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이사회 기능을 보조해줄 수 있고, 역할을 나눠서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위원회 설치 여부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하나의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수년간 B등급을 유지해온 배경도 이 같은 위원회 운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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