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대우건설]핵심지표 모두 채운 '모범생' 감사기구⑤공인회계사 감사위원장 선임…내부감사기구 독립성 강화
고진영 기자공개 2021-03-08 13:57:24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감사위원회는 독립성, 투명성 측면에서 업계 상위권 수준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가 제시하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가운데 '감사기구'에 대한 항목을 모두 지키고 있다.당초 내부감사부서 관련 지침 등에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2019년 내부정책을 강화해 이를 개선했다. 지난해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장세진 교수를 감사위원장으로 선임해 회계감사 능력을 제고하기도 했다.
◇감사위원장 교체, 회계 전문성 'UP'
대우건설 감사기구인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 중 이현석 건국대 교수를 제외하고 장세진 인하대 교수와 문린곤 전 감사원 국장, 양명석 변호사 등 3인으로 이뤄져 있다. 회계전문가인 장세진 이사가 위원장이다.
감사위원 구성에서 과거보다 크게 나아졌다는 평가다. 한국공인회계사회(KICPA),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 삼정KPMG 등이 내놓은 ‘감사위원회 운영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회의 핵심적인 업무가 재무제표 작성 및 회계감사를 감독하는 업무이므로 회계 및 감사업무의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당초 회계전문가가 아닌 우주하 전 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2019년에는 윤광림 전 이사로 위원장이 교체됐다. 윤 전 이사는 제주은행장 등을 지낸 재무통이지만 회계적인 부분에서 공인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는 보기 어려웠다.
그러다 작년 3월 윤 전 이사 등 감사위원인 사외이사가 모두 퇴임하고 새로운 사외이사 셋이 선임되면서 위원장도 장세진 이사로 바뀌었다. 장 이사는 공인회계사로 회계법인을 여럿 거친 인물인 만큼 자격 조건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2년 뒤에는 대우건설도 감사위원 분리선출이 필요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감사위원을 1인 이상 따로 뽑도록 하는 분리 선출제가 도입됐기 떄문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위원이 있는 상장사에 한해서만 의무가 생기는데 대우건설은 3명의 감사위원 모두 2023년 3월 임기가 끝난다.
◇'내부감사부서' 감사실, 독립성·투명성 개선
대우건설은 내부감사부서인 감사실의 ‘인적 독립성‘ 역시 2019년 강화했다. 내부감사부서는 감사위원회를 보좌하는 동시에 감사 실무업무도 수행하는 조직이다. 상법에는 내부감사부서 설치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지만 2016년 7월 개정된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내부감사부서를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도입한 미국의 케이스를 보면 내부감사부서가 설치되지 않거나 충실히 운영되지 않으면 감사의견이 변형될 수 있다. 2018 회계연도 기준으로 미국의 회사 7군데가 이런 이유로 의견이 변형됐다. 뉴욕증권거래소도 모든 상장회사에 내부감사부서 설치를 요구한다.
대우건설의 경우 기존에도 내부감사부서인 감사실을 따로 두고 있었지만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항목에는 가위표를 쳤었다. '독립적'이라는 가이드라인의 의미가 모호했고 감사실이 CEO 산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독립의 의미가 한층 분명해졌다. 단순히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는지’만을 묻던 지침이 그 기준을 ‘책임자 임명, 해임 등에 대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장치가 있는지’로 세밀화했다. 기준을 확인하기 쉬워지면서 대우건설도 내부규정을 확충했다.
특히 감사실 책임자 임명에 대해서는 대우건설이 이미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감사위원회와 대표이사가 협의를 통해서만 책임자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해임에 관해서는 따로 규정이 없었는데 2019년 이에 대한 내부기준을 강화했다. 감사위원회의 동의없이는 대표이사가 감사실 책임자를 해임할 수 없도록 하고 감사위원회의 교체 요구 결의가 있는 경우 이에 따르도록 했다.
또 대우건설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 하도록 하는 항목 역시 2018년 미준수에서 2019년 준수로 업그레이드 했다.
2018년에는 7회에 거쳐 외부감사인과 감사위원회 회의가 열렸으나 이 과정에 재무담당임원 및 회계부서장이 참석한 점이 변수였다. 재무담당임원이 경영진에 해당하는지가 분명치 않아 '경영진 참석이 없이'라는 문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2019년의 경우 외부감사인에게 영향력을 끼칠 우려가 없는 팀장 이하 직원만 참석토록해 기준 달성을 확실히 했다. 외부감사인과 감사위원회의 회의는 2019년 5회에 걸쳐 대면으로 이뤄졌으며 회사 측에서는 감사업무 및 회계업무 담당팀장만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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